법무부 "수사 차단 땐 피해 아동 보호처분도 막혀"
학부모단체 "특정 직군 선제 면책은 아동 인권 후퇴"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교육부가 교원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교육감이 무혐의 의견을 내면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지만, 엄연한 법적 판단을 수사기관이 아닌 교육감이 판단한다는 점에서 잡음이 있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1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국참교육실천대회에 참석해 "정서적 아동학대 관련 교원은 배제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당한 생활지도 과정에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장관은 "교육법 내 아동 인권 침해 행위를 제한하는 방식이 백번 맞다고 본다"며 "국회 교육위원회와 교육법 내 관련 조항을 넣는 것을 조건으로 교원에 대한 아동학대법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적극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 교원의 정서적 아동학대에 대한 면책과 함께 교육감이 무혐의 의견을 낸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곧바로 불송치로 종결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교육부는 이미 2023년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으로 수사 과정에서 교육감 의견서를 제출해 참고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2025년에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등 정당한 행위를 아동복지법상 금지행위로 제외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그럼에도 현행법상 아동학대 사건은 경찰이 무혐의라고 보더라도 반드시 검찰에 송치해 한 번 더 판단을 받는 구조여서 교사들이 경찰·검찰 수사를 모두 거치며 장기간 정신적·행정적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교육부의 문제의식이다.
교육부는 "교사는 '아동학대 사건 전건 송치(아동학대처벌법 제24조)'로 인해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을 모두 거치며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교육감 의견서를 제출하는 사건은 검찰에 불송치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고 이와 관련해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원단체들은 교육부의 문제 제기에 힘을 싣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특히 모든 사건을 예외 없이 검찰에 넘기는 전건 송치 규정이 교권 위축과 기피 현상을 부추긴다며 최소한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고 판단한 사안은 신속하게 종결할 수 있는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해 11월 대의원회 결의문을 통해 "현장은 여전히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의적 민원, 불법 녹음의 공포 속에 방치되어 있다"며 "정당한 교육 활동을 하던 교사가 소송 비용까지 사비로 감당하며 법정에 서야 하는 현실은 국가 방임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교총은 "교육활동 중 발생한 법적 분쟁은 개인의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적 사안"이라며 "정당한 교육활동과 관련한 민‧형사 소송은 교육청이 대리하는 교권 소송 국가책임제를 도입하고, 허위신고자는 엄정히 처벌하도록 제도화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 같은 방안이 형사 절차의 기본 원리와 아동보호 시스템에 심각한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교육감 의견 제출 여부에 따라 사법경찰관에게 불송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피해 아동 보호에 공백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의 판단 없이 행정기관 수장인 교육감의 의견만으로 아동학대 사건을 '무혐의'로 사실상 확정해버리면 형사처벌 여부뿐 아니라 보호처분 결정을 통해 피해 아동을 보호해온 검찰의 심사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감 의견만으로 수사 절차가 조기에 차단될 경우, 오히려 피해 아동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막힌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영미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정당한 교육활동의 기준도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사 집단만을 아동학대에서 별도 면책 대상으로 두면 어디까지가 교육이고 어디부터가 학대인지 결국 법정에서 다투게 될 것"이라며 "교육감 판단만으로 수사를 조기에 막아 버리면 실제 피해 아동이 도움을 요청할 통로가 차단되고 특히 표현이 어려운 장애 아동의 학대는 더 보호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들이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로 어려움을 겪는 현실은 분명히 해결해야 하지만 특정 직군을 아동학대에서 선제적으로 면책하는 방식은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학부모와 교사가 오해를 조정하고 상담·구제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촘촘히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