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의약품에서 불순물(NDMA)이 검출되었더라도 제약회사에 제조·관리상 과실이 없고 인체 위해성도 없다면 보건당국이 재처방·재조제 비용을 부담하게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무법인 광장은 제약회사를 대리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의약품 불순물(NDMA) 관련 부당이득반환소송 1심(서울중앙지법)에서 지난 16일 승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사건은 국내에서 시판 중이던 일부 의약품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되면서 시작됐다. 보건당국은 2018년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 성분 의약품에서 NDMA가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환자들에게 대체 약제 처방을 허용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재처방·재조제 비용을 제약회사에 부담하도록 했다.

발사르탄 의약품과 관련해 제약회사들은 비용 부담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보건당국이 NDMA 검출시험 방법을 공고한 이후 제약회사들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보고 책임을 인정했다. 이 판결은 2024년 4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후 2019~2020년 위산과다 치료제 라니티딘·니자티딘,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 성분 의약품에서도 NDMA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고, 보건당국은 동일하게 재처방·재조제 비용을 제약회사에 부담시켰다.
제약회사들은 이에 대해 공단이 비용을 징수한 것은 부당하다며 2022년 7월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제기했다. 발사르탄 사건 판결에 비춰볼 때 이번 사건에서도 제약회사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광장은 발사르탄 의약품과 이번 사건 의약품은 화학적 구조가 다르고, 국제기준상 인체 위해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및 잠정관리기준과 위해성 평가기준을 구별해야 한다는 점, NDMA 발생 원인과 기전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조·관리상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차별화된 주장을 폈다.
또 제조 당시 모든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 사후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며, 무리한 책임 부과는 오히려 환자들에게 공익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소 제기 후 3년 6개월간의 공방 끝에 제약회사들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청구를 인용했다.
이 사건에서 광장 송무팀 정다주·박현수·김동석 변호사와 헬스케어팀 김일권·황세연·홍기수 변호사는 법리와 전문 쟁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유사 사건과 차별화된 논거를 개발했다.
이번 소송을 주도한 박현수 변호사는 "과거 기준을 모두 준수해 제품을 제조한 공급자가, 과학기술 발전으로 새롭게 발견된 위험에 대해 사후적으로 부담해야 할 법적 책임의 범위와 한계를 제시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