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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투자사들, 트럼프 행정부에 개입 요구…한미 외교·통상 분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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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에 조사·조치 청원, ISDS 의향서 제출
"韓, 개인정보 유출 구실로 행정권력 무기화"
김민석 총리 '마피아 소탕' 발언 문제 삼기도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지난해 약 3370만 건에 이르는 개인정보 무단 유출 사고로 논란을 빚은 쿠팡을 둘러싸고, 미국 주요 투자사 2곳이 한국 정부의 규제가 차별적이라며 미국 정부에 조사와 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에 착수했다. 쿠팡 문제가 개별 기업과 규제 당국 간 갈등을 넘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제와 양국 무역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외교·통상 현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쿠팡의 미국 주요 투자사인 그린옥스 캐피털(Greenoaks Capital)과 알티미터 캐피털(Altimeter Capital)은 2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정부의 행태를 조사해 관세 부과 등 무역 구제 조치를 취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을 이유로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중재의향서를 우리 법무부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미국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 아이엔씨(Inc.)가 소유하고 있다.

◆ "개인정보 유출은 구실... 한국·중국 경쟁사 보호 목적" 주장

투자사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커빙턴(Covington)이 공개한 중재의향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홍식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을 수신인으로 기재해, 쿠팡이 한국 및 중국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뺏기 시작하자 한국 정부가 '행정 권력의 무기화(administrative assault)'를 통해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중국 대기업과 긴밀하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물증이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아 청원 과정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와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중재의향서는 또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언급하며 "실제 피해 계정은 약 3000건에 불과하고 금융 정보 유출도 없었음에도, 정부가 이를 '수천만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처럼 허위 프레임을 씌워 여론을 선동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이 사고를 '구실(pretext)' 삼아 데이터 보안과 무관한 세무, 노동, 금융 등 12개 이상의 기관을 동원해 수백 차례의 압수수색과 조사를 벌였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주장대로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세청 등이 쿠팡을 조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개별 법령 위반 혐의에 따른 통상적인 감독 행위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법무법인 커빙턴(Covington)이 2026년 1월22일 공개한 중재의향서 사본. [사진=커빙턴 제공]

◆ "마피아 소탕" 발언 인용하며 정치적 의도 제기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을 직접 인용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금융감독 기관 등에 "마피아를 소탕할 때와 같은 각오로 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을 두고, 사실상 쿠팡을 파괴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당시 김 총리의 지적은 '금융 및 시장 질서 전반의 불법 행위 근절'을 강조한 것으로 특정 기업(쿠팡)을 명시하지 않아 이를 쿠팡에 대한 공격으로 연결 짓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는 지적이다. 해당 발언이 금융감독 전반의 규율 강화 취지였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 정부가 미국 국적인 김범석 쿠팡 의장과 해롤드 로저스 최고행정책임자(CAO)를 형사 기소 대상으로 회부한 점과 국민연금에 쿠팡 지분 매각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이러한 적대적 간섭으로 쿠팡 주가가 급락해 미국 연기금을 포함한 투자자들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주가 하락에는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심화, 실적 발표 내용, 거시 경제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의 유일한 원인이 '정부 규제'라는 주장은 투자사의 일방적 해석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 한미 무역 분쟁 비화 가능성... 정부 "적극 대응"

닐 메타 그린옥스 창립자는 "가까운 동맹국이 미국 기업의 성공을 처벌하는 것은 파트너십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국제 경쟁이 정치인의 변덕이 아닌 규칙에 의해 통제되도록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법무부는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중심으로 관련 기관과 합동 대응 체계를 수립하겠다"며 "중재의향서에 담긴 법률적 쟁점을 면밀히 검토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기업과 규제 당국 간의 갈등을 넘어, 한미 간의 외교 및 무역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투자사들이 국제 협정과 무역법을 동원해 한국 정부 조치에 도전하고 있다"며 "기업 간 갈등이 양국 간 무역 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SDS 중재 제기 절차에는 본격 중재 착수 전 90일의 사전 협의(냉각) 기간이 있으며, USTR은 청원 검토 후 최대 45일 내 공식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 [사진=뉴스핌DB]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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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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