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뉴스핌] 권차열 기자 = 전남 광양항에 방치된 알루미늄 폐기물 방치 사태가 4년째 이어지는 동안, 행정기관과 관리 주체들은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시간을 허비했다. 그 사이 2차 환경오염과 주변 창고·인근 주민 피해는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환경과 행정 시스템이 동시에 붕괴한 '책임 부재형' 환경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다.
◆ '쓰레기 항만'의 시작…불법 반입에서 행정 공백으로
2022년 광양항 서측배후부지내 창고에 업자가 "수출용 시멘트 원료를 잠시 보관하겠다"며 물류창고를 임차했지만, 실제로는 알루미늄 폐기물 수천 톤을 반입해 쌓아둔 뒤 잠적했다.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본 업체만 최소 3곳, 불법 반입 물량은 수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해당 폐기물은 열과 비에 의해 스스로 발열·연기·악취를 내는 위험한 상태로 변해 있으며, 바람이 불면 분말이 날리고 비가 오면 오염수가 유출되는 악순환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 수사 마무리에도…"폐기물은 여전히 그대로"
이에 2024년 7월 서해지방해양경찰청과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출업자 2명을 기소했지만, 정작 폐기물 처리 문제는 공백으로 남았다. 업자가 잠적하면서 수십억 원의 처리 비용이 피해 업체들에게 전가된 구조가 고착된 것이다.
광양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관계 기관 및 피해 업체들과 협의해 지난해 말까지 처리하기로 했으나, 비용과 재활용 방안이 확보되지 않아 2026년 3월 말로 기한이 연장됐다. 지금까지 실제 처리된 물량은 약 700톤에 불과하다.
◆"누가 치울 것인가"…책임 떠넘기기만 계속
현재 책임 소재는 ▲수출·투기 업체 ▲창고 소유·전 소유주 ▲여수광양항만공사·여수지방해수청 ▲전남도·광양경제청.광양시 등 네 갈래로 나뉜다.
각 기관은 "1차 책임이 아니다" "행정권한이 없다"며 서로 책임을 피하고 있다. 최근 광양경자청은 여수해수청, 항만공사, 창고 소유주 등 5곳을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지만, 이를 두고 "실제 해결보다 책임 다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재·오염 위험 경고에도 '미적 대응'
광양환경운동연합 백양국 사무국장은 "알루미늄 폐기물 방치가 대규모 화재와 중금속 오염을 유발할 수 있고 실제 광양항 동측창고에서 수일간 화재가 발생해 전국적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관계 기관이 근본적인 제거 조치를 미루며 '예고된 재난'을 방관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이어 "국가 물류 거점에서 발생한 사건임에도 행정 대응이 사실상 멈춰 있다. 항만 신뢰와 국가 이미지에도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하며 "최소한 서로 법적인 공방을 하더라도 인체나 주변 환경에 치명적인 폐기물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고 있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
광양항 알루미늄 폐기물 사태가 책임 공방으로 장기화되는 동안 악취·분진등 2차 환경오염에 따른 건강 우려와 자산·영업 피해는 시민과 지역 기업이 떠안고 있는 만큼, 더 이상 공문과 기한 연장에 머무르지 않는 분명한 정치·행정적 결단이 요구된다.
chadol9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