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황금 콤비' 서승재와 김원호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우승 비결을 털어놓았다. 부상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믿고 평소보다 더 뛰었기 때문이다.
둘은 21일 대회 남자 복식 결승전을 마치고 사실 기권을 고민했을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뒷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대회를 앞두고 김원호의 허리에 이상 신호가 왔다. 몸을 뒤로 젖혀야 하는 스매싱 동작이 어려워 기권도 고려할 상황이었다.
서승재는 "졌다면 어떤 말도 핑계가 됐을 것이다. 이겼기 때문에 원호의 상태를 이야기할 수 있다"면서 "끝까지 해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더 뛰려고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계속 이겼다. 이번 우승은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 계기"라고 말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원호는 경기 중 네트 앞에 집중했고 서승재는 후위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범위를 커버했다. "버텨준 (김)원호에게 고맙다"는 서승재의 말에 김원호는 "형이 평소보다 두세 배는 더 뛰어준 덕분"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그는 "다치면 내년 시즌을 통째로 놓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찾으려 했고 더 뛰는 형을 보며 다시 힘을 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올해 1월 조를 결성한 뒤 불과 7개월 만에 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 남자 복식 세계 1위는 2016년 이용대-유연성 이후 9년 만이다. 파리올림픽에서는 혼합 복식에서 맞붙었던 두 선수가 한 조가 된 건 '신의 한 수'가 됐다. 왼손잡이 서승재의 강한 후위 공격과 오른손잡이 김원호의 안정적인 수비, 네트 플레이라는 역할 분담 속에서 11개월 만에 11번의 우승이라는 '셔틀콕 브로맨스' 서사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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