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CDMO 시장 소수 선도…에스티팜 경쟁력 부상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리보핵산(RNA) 치료제 기술이전이 잇따르면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핵산) 기반 RNA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영위하는 에스티팜의 중장기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RNA 치료제 개발과 상업화가 확대됨에 따라 CDMO 수요 또한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저분자 화학합성 신약 원료의약품과 올리고핵산 기반 RNA 치료제 CDMO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올리고핵산 합성부터 정제, 품질관리, 대량생산까지 가능한 공정 체계를 구축해 임상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대응 가능하다.

siRNA와 ASO 계열 치료제에서 핵심 원료로 쓰이는 올리고핵산 CDMO는 에스티팜의 주요 사업 영역으로 관련 매출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사노피와 노바티스, 일라이릴리, GSK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siRNA, ASO, RNA 편집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올리고핵산 CDMO 수요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에스티팜에 따르면 올 1~9월 글로벌 시장에서 체결된 RNA 치료제 기술이전 및 인수 딜은 14개에 달한다. 중국의 RNA 기반 신약개발사도 80개 이상으로 늘어나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내년에는 RNA 치료제 관련 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전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알지노믹스는 RNA 편집 기술을 바탕으로 일라이릴리와 1.9조 규모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올릭스는 릴리에 RNA 간섭(RNAi)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MASH 치료제를 91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국내외 업계의 관심이 RNA 치료제로 쏠리면서, 에스티팜의 CDMO 역량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올리고 기반 RNA 치료제가 난치성 유전질환을 넘어 비만·고지혈증 등 만성질환과 항암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올리고핵산 CDMO는 에스티팜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3분기 기준 에스티팜의 올리고 CDMO 매출액은 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9% 증가했다. 지난 9월 기준 수주잔고는 약 3400억원 규모로 이미 지난해 수주잔고(2436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에스티팜의 올리고핵산 CDMO에 대한 국내외 제약사들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고객사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진전은 에스티팜의 CDMO 사업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는 에스티팜이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의약품(API)을 공급하는 상업화 제품이 5개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대표적으로 노바티스의 siRNA 치료제 '렉비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중국 공보험 등재를 잇달아 확보하며 상업화 성과가 과시화됐다.
에스티팜은 수요 확대에 대비해 지난 9월 경기도에 제2올리고동을 준공하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공장 증설로 회사의 올리고 연간 생산 능력은 8mole까지 확대됐다. 제2올리고동에는 임상 초기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중소형과 대형 생산라인이 함께 배치됐다.
박선영 한국IR협의회 연구위원은 "RNA 치료제 시장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글로벌 제약산업의 핵심 투자 영역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며 "글로벌 RNA CDMO 시장은 소수 선도 기업 중심의 과점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만큼 10년 이상 RNA 합성 및 상업화 공급 경험을 축적한 에스티팜이 글로벌 RNA 신약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