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구글이 자사의 인공지능(AI) 모델 학습 과정에서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을 금지하는 'EU 경쟁법'을 위반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구글이 '제미나이'를 학습시킬 때 유튜브 플랫폼에 영상을 업로드하는 온라인 매체와 콘텐츠 제작자에게 불공정한 조건을 강요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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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행사 무대에서 제미나이 AI 모델을 설명하는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
EU 집행위는 또 구글의 사업 관행이 경쟁 관계에 있는 AI 모델 개발사들을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하고 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급변하는 시장의 속도를 감안해 이번 조사를 우선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도 했다.
테레사 리베라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AI가 유럽의 시민과 기업에 놀라운 혁신과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고 있지만 이러한 진보가 우리 사회의 핵심 원칙을 훼손하는 대가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온라인 언론과 기타 콘텐츠 제작자를 보호하고 신흥 AI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다시 한 번 강력하게 보여주는 신호"라고 했다.
FT는 "이번 조사는 EU의 최고 반독점 집행기관인 집행위원회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규제 체계를 계속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구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사는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혁신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며 "유럽 시민들은 최신 기술의 혜택을 누릴 자격이 있으며, 우리는 AI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뉴스 및 창작 산업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EU 집행위는 지난 5일 디지털시장법(DSA) 위반 혐의로 엑스(X·옛 트위터)에 1억 2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EU가 DSA 위반으로 제재를 가한 첫 번째 사례다. EU 집행위는 엑스의 인증 배지(블루 체크) 설계가 기만적이며 투명성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연구자들의 공공 데이터 접근도 차단했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EU는 해체되고, 다시 개별 국가별로 주권을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또 지난 9월 구글이 온라인 광고 생태계의 여러 핵심 단계를 사실상 독점해 시장의 공정 경쟁을 파괴했다며 29억5000만 유로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