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하이트진로가 장인섭 대표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14년 만의 수장 교체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장인섭 부사장을 단독 대표이사 후보자로 선출했다. 장 부사장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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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섭 하이트진로 신임 대표 [사진=하이트진로] |
1967년생인 장 신임 대표는 1995년 진로에 입사한 이후 줄곧 하이트진로에서 경력을 쌓아온 정통 '하이트진로맨'이다. 경영 전략과 정책, 법무, 물류, SCM, 경영 지원 등 회사의 핵심 관리·기획 부문을 두루 거쳤고, 2021년 이후 최근까지 관리 부문을 총괄하는 전무로 재직했다.
하이트진로는 "경영 안정, 내실 강화를 이끌 최적의 리더로 평가 됐다"라고 선출 배경을 설명했다.
장 신임 대표는 내수경기 침체와 주류 소비 감소 등 하이트진로의 대내외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최근 국내 주류 시장은 건강 지향 소비 확산과 젊은 세대의 음주 문화 변화 등으로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수입맥주와 하이볼, 무알코올 음료 등의 인기가 급증하면서 하이트진로의 소주·맥주 중심 제품군이 예년과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5% 급감하는 등 최근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제품 별로도 소주 영업이익이 12.5%, 맥주가 48.9% 줄며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4분기에도 국내 주류 시장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인 맥주사업부가 고환율에 따른 원재료값 상승과 외식 경기 침체 때문에 크게 부진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국내 맥주 부문 매출은 2023년보다 0.4% 늘어나는데 그치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올해 1~3분기에는 6.8% 역성장을 기록했다.
장 신임 대표가 직면한 또 다른 핵심 과제는 해외 사업 확대다. 하이트진로는 여전히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내수에 집중돼 있다.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 맞는 제품·유통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내년에도 국내 주류 시장은 경기 둔화와 주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해외 성장이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첫 해외 생산기지인 베트남 타이빈 공장은 내년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2월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 해외 첫 생산기지인 베트남 소주 공장을 착공했다. 총 투자금은 1억 달러(약 1470억 원)로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한다.
하이트진로의 해외 시장 매출은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적지만 꾸준히 성장 중이다. 올해 3분기 누계 수출액은 19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898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 신임 대표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조직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업계 최초 100년 기업이 된 하이트진로는 국내 주류 시장 정체를 극복하고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기 위한 미래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경영진을 새롭게 구성했다"고 밝혔다.
yuni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