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영 프 독 정상과 회동으로 수정안 논의
영토 양도 불가 입장 확인...트럼프, 푸틴 압박에 반발
트럼프 종전안 표류 위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 온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구상이 중대한 난관에 봉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도하는 문제에 대해 아직 어떠한 합의도 없다"며 "우크라이나는 어떤 땅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 |
|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회동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전달할 수정 평화안을 조율하기 위해 긴급하게 마련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정안은 20개 항으로 구성돼 있으나, 영토 문제는 여전히 가장 복잡한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고, 유럽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며 "이 때문에 매우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미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논의된 수정안을 9일 미국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시한 휴전·종전 구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요구해 온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언론에 유출된 미국의 28개 항 평화안 초안은 러시아가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 돈바스 지역 등 양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차단, 러시아의 영토 점령을 사실상 인정, 우크라이나군 배치 제한 등 러시아의 핵심 요구를 사실상 그대로 반영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는 서방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에스토니아·핀란드·아일랜드·라트비아·리투아니아·폴란드·스웨덴 정상들은 유럽연합(EU)에 해당 자산을 활용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타머 총리는 회동 후 "휴전이 이루어지더라도 그것은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며 "영국은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츠 총리도 "지금은 유럽 전체에 결정적인 시기"라며 강경한 공조 의지를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 양도를 거부하면서, 트럼프와 푸틴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우크라이나가 영토 양보를 끝내 거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속전속결 종전 시나리오'는 사실상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