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유럽이 싸우길 원하면 싸울 준비가 돼 있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러시아 크렘린궁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특사단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약 5시간에 걸친 회담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안과 관련해 "타협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 크렘린궁의 유리 우샤코프 수석 외교 정책 보좌관은 이날 회담 뒤 열린 브리핑에서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2일 밤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자정이 넘도록 회담을 이어갔다. 우샤코프 보좌관, 미·러 협상의 러시아 측 대표 키릴 드미트리예프도 동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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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현지시간) 밤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미국 측 협상 대표단과 회동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역시나 핵심 쟁점은 영토 문제였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영토 문제"가 의제였다면서, "미국의 일부 초안 제안은 어느 정도 수용 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만,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제안된 일부 내용은 우리에게 적합하지 않다. 즉, 협의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포함해, 2022년 2월 침공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주를 점령했다고 주장, 종전 조건으로 이들 영토 할양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들 지역 전부를 점령한 게 아니라며 내어줄 수 없단 입장이다.
초기 미국이 제안한 종전안 28개 조항은 우크라이나 군 규모를 60만 명으로 제한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차단하며,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 포기를 요구해 '러시아 보상안'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압박으로 이 초기 계획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주도한 협상에서 19개 항으로 축소돼 수정됐다.
이날 미러 회담은 수정안을 협의하는 자리였다. 수정안은 우크라이나 군 규모 상한을 80만 명으로 높이고, 영토 문제는 미·우 정상 간 논의로 넘기는 방향으로 조정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가 점령하지 못한 영토까지 내어주도록 한 조항에 크게 반발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회담 전 이런 우크라이나 편에 선 유럽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투자 포럼에서 "그들(유럽 국가들)은 평화 의제 없이 전쟁의 편에 서 있다"며 "그들이 시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일부 변경은 전체 평화 프로세스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들은 이를 잘 알면서도 러시아가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내세우고 있다"고 해 유럽이 우크라이나 평화 훼방꾼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유럽과 싸울 계획이 없지만 유럽이 우리와 싸우길 원해서 시작한다면 우리는 당장이라도 싸울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조심스럽게, 국소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면 유럽과의 전쟁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 초안에 대한 양측의 간극이 여전히 크고, 러시아·우크라이나·유럽의 입장 차도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이번 미러 회담과 향후 예정되지 않은 푸틴-트럼프 간 정상외교가 실질적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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