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룸 1.5배 확대…건물 높이·용적률 완화
AI 수요·최첨단 장비 등 투자비 급등도 영향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투입될 SK하이닉스의 투자 계획이 당초 예상치의 다섯 배에 육박하는 600조원 규모로 급증했다. 클린룸 확대, 인플레이션, 첨단 인프라 강화 등으로 투자비가 불어난 탓이다. 용인사업의 중장기적 확장 여력까지 감안하면 전체 투자액은 앞으로도 추가 증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용인특례시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9차 변경 계획을 최종 승인하며 SK하이닉스 부지(A15)의 용적률을 기존 350%에서 490%로 높였다. 건물 최고 높이도 150m까지 완화되면서 생산라인(팹)에 들어설 클린룸 규모가 기존보다 약 50% 확대됐다. 클린룸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1.5배 넓어진 데다 물가 상승, 기술 고도화까지 더해져 투자비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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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는 2019년 용인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120조원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착공 지연 동안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으로 메모리 생산능력(캐파) 확충 필요성이 커졌고, 최첨단 장비 도입이 불가피해지면서 투자 부담이 불어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용인에만 약 600조원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구조적 변화 때문이라는 게 반도체 업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용인 클러스터에는 총 4기의 팹이 단계적으로 들어선다. 최근 준공된 SK하이닉스 청주 M15X 팹과 비교하면 각 팹의 규모가 6기 분량에 해당한다. M15X 단일 공장에만 20조원 이상이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용인 클러스터 한 기당 12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모든 팹이 완성될 경우 단순 산술로도 최소 480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해진다.
프로젝트 전체는 205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계획이다. 향후 물가와 장비 가격 상승 속도를 감안하면 600조원 추정치는 과도하지 않다는 것이 반도체 업계의 평가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용인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에서 초기 클린룸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 팹의 캐파가 SK하이닉스 최대 생산시설인 이천 M16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전자도 평택캠퍼스 5공장 건설을 재개하며 생산능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목표 가동 시점은 2028년으로, 시장에서는 투자 규모를 약 60조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