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행안장관 '내란 혐의' 재판 증인 출석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허석곤 전 소방청장이 12·3 비상계엄 당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전화해 단전·단수를 언급한 뒤 '경찰이 언론사에 투입되면 협력해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17일 증언했다.
허 전 청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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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석곤 전 소방청장이 12·3 비상계엄 당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전화해 단전·단수를 언급한 뒤 '경찰이 언론사에 투입되면 협력해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17일 증언했다. 사진은 허 전 청장이 지난 2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행정안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
허 전 청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 37분께 이 전 장관과 1분 30초간 통화한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허 전 청장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소방청 간부들과 상황회의를 하던 중 이 전 장관에게 전화가 오자 간부들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손짓으로 요청한 이후 전화를 받았다.
이 전 장관은 '소방청이 단전·단수 요청을 받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고 허 전 청장이 없다고 답하자 이 전 장관이 언론사를 언급했다고 한다.
허 전 청장은 "장관 말씀이 빨라지며 언론사 몇 곳을 말했고 한겨레·경향신문·MBC·JTBC·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빠르게 말했다"며 "빨리 말씀하셔서 몇 번 되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장관이) '24시에 경찰이 그곳에 투입된다 혹은 진입한다'고 말했고 '연락이 가면 서로 협력해 어떤 조치를 취하라'고 얘기했다"고 했다.
허 전 청장은 "경찰이 24시에 언론사에 투입되면 안에 있는 분들이 저항하지 않겠나"라며 "언론사를 완전 장악하기 위해서 성을 공격하면 옛날에 성안에 물을 끊고 쌀을 끊고 하지 않나. 그래서 소방에 단전·단수를 요청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을 열어달라고 할 수도 있고 사다리차가 있으니까 다른 요청도 있을 수 있는데, 앞에 단전·단수 요청이 온 게 있는지 말했기 때문에 경찰이 단전·단수를 요청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허 전 청장은 회의 당시 근처에 있던 이영팔 전 소방청 차장에게 '단전·단수가 우리 의무입니까'라고 물었고 이 전 차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또한 다른 간부들도 '신중하게 생각하시라'고 해 결국 단전·단수는 소방청의 의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허 전 청장은 설명했다.
한편 이 전 차장도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해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돼 있어 증언을 거부했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