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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이지 않는 성벽 '브랜드' 무형자산이 만드는 기업 가치

기사입력 : 2025년11월01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11월01일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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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칠상 변호사(주식회사 그레이스 CFO, 이사)

브랜드력, 많은 것을 설명하는 마법의 키워드

화장품 산업을 분석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바로 '브랜드력'이다. 최근 K-뷰티 기업 구다이글로벌이 해외 시장에서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올린 것도 결국 브랜드 자산의 힘이었다. 구다이는 대규모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차별화된 브랜드 스토리와 소비자 충성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하고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다.

[서울=뉴스핌] 황칠상 변호사 [사진 = 본인]

이 사례는 브랜드력이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기업 가치와 산업 구조 전반을 좌우하는 핵심 무형자산임을 잘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브랜드력이 많은 것을 설명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기는 쉽지 않다. 마치 공기와 같아서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브랜드의 힘이다.

생산 아웃소싱과 브랜드 경쟁력의 분리

최근의 화장품 인디브랜드 업체들은 대부분 자체적인 생산 시설을 갖추지 않는다. 설화수나 '후'와 같은 고가 제품들은 예외지만, 대부분의 중저가 매스 브랜드 제품들은 한국콜마나 코스맥스 같은 OEM, ODM 업체에서 생산된다. 이는 단순히 비용 절감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의 핵심 역량이 '만드는 것'이 아닌 '파는 것'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주식시장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프리스티지 럭셔리 시장은 자체 대규모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센터, 특허, 그리고 구축된 유통망이라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받는다. 반면 중저가 매스 시장은 자본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언제든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밖에 없다.

브랜드력의 정체, 돈으로 만들 수 없는 가치

그렇다면 브랜드력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단순히 마케팅비를 확대한다고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력에는 유통업이나 ODM 업체보다 훨씬 복잡한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트렌드가 포괄되어 있다. 거기에는 우연도 있고 역사도 있다. 샤넬, 에스티로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후'가 각자만의 스토리를 통해 브랜드력을 키워온 것처럼 말이다.

브랜드력은 무형자산의 집합체다. 마치 쌓이면서 견고한 성처럼 지속력을 갖는다. 아이디어의 산물이므로 특별한 규모를 요구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신규 브랜드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 밸류체인에서의 브랜드 우위

브랜드력이 확보된 이후의 수익성 개선 방향성은 명확하다. 첫째, 유통업체에 대한 협상력 상승으로 판매수수료가 하락한다. 둘째, OEM·ODM 업체에 대해서는 납품가격을 낮추면서 수익성을 제고한다. 셋째,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낮은 가격 탄력성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높인다.

특히 가격 탄력성이 낮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일정 기간 후 리뉴얼 신제품에 대해 비용 대비 높은 가격 인상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는 양질의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만족은 물론 소비의 자부심까지 부여할 수 있다.

소프트파워 vs 하드파워

브랜드는 품질과 가성비 이외에 플러스 알파가 존재한다. 가격으로 따질 수 없는 로열티, 우연한 사건이나 막연한 이미지, 긴 역사 또는 특별한 이벤트에 의해 형성된 무형의 가치가 바로 '소프트파워'다.

소프트파워의 진입장벽은 기술력과 가성비에 기반을 둔 하드파워보다 훨씬 높다. 화장품 브랜드가 한 번 럭셔리 반열에 오르면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자기기는 스펙에 따라 구매가 언제든 달라질 수 있지만, 화장품은 한 번 피부에 맞으면 가격이 오르더라도 소비에 대한 가치 부여로 재구매율이 굉장히 높다.

이동하기 어려운 자산, 브랜드

브랜드의 가치는 돈으로 쉽게 이동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샤넬의 마케팅 디렉터가 중소 화장품 브랜드로 이직한다고 해서 샤넬을 애용하던 고객들이 갑자기 그 중소 브랜드로 옮겨가지는 않는다. 샤넬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가진 헤리티지, 품질에 대한 신뢰, 브랜드 이미지는 회사에 축적된 무형자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간 거래(B2B) 영업망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은 상황이 다르다. 글로벌 대기업에 반도체 부품을 공급하는 A회사의 영업본부장이 경쟁사 B회사로 이직할 경우, 그가 10년간 쌓아온 대기업 구매담당자들과의 인맥과 신뢰관계가 함께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반도체, 부품, 소재 업계에서는 핵심 영업진의 이직과 함께 주요 고객사 계약이 이동하는 사례가 존재한다.

이는 투자자 관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단순히 영업망을 토대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PER를 적용받는 경우가 있다. 반면 브랜드 자산을 보유한 기업들은 그 무형자산의 지속성과 독점성으로 인해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

미래를 여는 브랜드의 힘

브랜드력은 현대 자본주의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산업 생태계 전반을 지배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주주들에게는 지속가능한 수익을 제공한다.

화장품 산업이 보여주는 브랜드의 힘은 단순히 하나의 업종을 넘어, 현대 경제에서 무형자산이 갖는 위력을 여실히 드러낸다. 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제품의 차별화가 어려워지는 시대에,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브랜드야말로 가장 견고한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 것이다.


황칠상 변호사(주식회사 그레이스 CFO, 이사)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세아
대신증권 FICC구조화, 전략지원실
키웨스트글로벌자산운용 PDF운용본부 (Private Debt Fund)
신한투자증권 투자상품부, 상품관리부
현재: 주식회사 그레이스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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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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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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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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