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1차전 6이닝 무실점·PO 2차전 7이닝 1실점 완벽투
"길게 던지겠다는 생각보다는 포수가 원하는 곳에 던질 것"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이제 어느 팀이든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진출까지 1승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 이 중요한 상황에서 삼성은 선발 투수로 최원태를 낙점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4일 대전에서 김경문 감독의 한화와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5차전을 치른다. PO 마지막 경기인 만큼 양 팀은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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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삼성의 선발 최원태가 지난 19일 열린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한 뒤 웃고 있다. [사진 = 삼성] 2025.10.19 wcn05002@newspim.com |
삼성은 올 가을 누구도 예상 못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규시즌 4위(74승 2무 68패)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선 뒤, 5위 NC(71승 6무 67패)와 3위 SSG(75승 4무 65패)를 차례로 제압하며 기적 같은 여정을 이어왔다.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지만, 오히려 포스트시즌으로 갈수록 투지와 집중력은 더욱 높아졌다.
한화를 상대로 한 플레이오프에서도 삼성은 흔들림 없는 저력을 보였다. 1차전에서 8-9로 석패했지만, 2차전을 7-3으로 잡으며 반격했다. 3차전에서 4-5로 다시 패했지만, 4차전에서는 김영웅의 연타석 3점포를 앞세워 7-4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남은 건 마지막 한 경기뿐이다. 승리할 경우 정규시즌 1위 LG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로 향하게 된다.
이처럼 중요한 상황에서 삼성은 선발투수로 최원태를 출격시킨다. 경원중, 서울고 출신 최원태는 28세의 비교적 어린 나이에도 최고의 활약을 하며 포스트시즌 경험이 뛰어난 선수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의 지명을 받았으며, 2023~2024시즌에는 LG에서 활동했다. 지난해까지 프로 통산 217경기(1134.1이닝)에서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을 써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빈약한 토종 선발진을 채우기 위해 최원태에게 4년 최대 총액 70억원(계약금 24억원, 연봉 합계 34억원, 인센티브 합계 12억원)의 조건에 자유계약신분(FA)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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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삼성의 선발 최원태가 지난 19일 열린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 = 삼성] 2025.10.19 wcn05002@newspim.com |
하지만 정규시즌 최원태는 LG 시절의 단점들을 전혀 수정하지 못했다. 그는 올해 27경기(124.1이닝)에 나섰지만, 8승 7패 평균자책점 4.92에 머물렀다. 51개의 볼넷으로, 전체 8번째로 많은 볼넷을 내줬으며,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1.44로 7번째로 높았다. 8월에도 4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6.75, 9월 5경기 평균자책점 4.66으로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들어선 순간 그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그동안 가을야구 통산 17경기에서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11.16이라는 좋지 않은 기록을 남겼지만, 올해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비록 짧게 던졌지만,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6이닝 2안타 8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어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7이닝 1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가을 사나이'로 발돋움했다. 두 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팀을 살리는 기적의 피칭을 해냈다.
PO 1차전이 끝난 후 박진만 감독은 "최원태가 1회 홈런을 맞은 뒤 완전히 정신을 다잡았다"라며 "그 이후로는 완벽하게 한화 타선을 봉쇄했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포수 강민호의 리드가 결정적이었다. 구속을 2~3km 줄이고 제구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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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태. [사진=삼성] |
최원태 역시 "이전에는 너무 힘으로만 던지려 했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강민호 형 조언을 들으면서 네모 안에 던지려 노력했다. 앞으로는 말 잘 들을 것이다"라며 팀워크를 강조했다.
강민호 역시 "시즌 때는 말을 안 들었다"며 웃은 뒤, "이제는 힘을 빼고 자신 있는 제구로 던지고 있다. 그게 최원태의 진짜 강점"이라고 말했다.
최원태는 5차전에서도 욕심보다는 포수 리드를 믿고 던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길게 던지겠다는 생각은 없다. 한 타자씩, (강)민호 형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겠다"는 그의 말은 이번 가을야구에서 삼성의 집중력 그 자체를 상징한다.
한화는 이에 맞서 리그 최강 선발 투수인 코디 폰세를 예고했다. 폰세는 올 시즌 내내 리그를 압도했다. 정규시즌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80.2이닝을 던지며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탈삼진 252개를 기록했다. '완벽한 시즌'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지배적인 투구였다. 승률 0.944는 물론이고,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투수 4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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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한화의 선발 코디 폰세가 지난 18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사진 = 한화] 2025.10.18 wcn05002@newspim.com |
그러나 앞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6이닝 7안타 1홈런 1볼넷 8삼진 6실점(5자책)으로 고전했다. 그럼에도 폰세는 "목표는 시리즈를 이기는 것이다. 플레이오프 1차전은 올해 삼성 상대 두 번째 등판이었다. 한 번 더 만나면 자신 있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총력전을 예고한 한화 김경문 감독은 폰세 이후에도 2선발인 라이언 와이스와 1, 3차전 불펜 투수로 나서 6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보여준 문동주도 출전시킬 예정이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