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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자들 '부동산 발언'이 문재인 정부 소환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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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오르자 대책 내놓고 잇따라 시장에 경고
노무현 문재인 정부 정책 실패 때를 연상케해
공급대책 뒷받침돼야 시장 안정...보유세 제동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잇따른 부동산 관련 발언이 문재인 정부를 소환하고 있다. 집값이 급등하자 부랴부랴 대책을 발표하며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게 닮은꼴이다. 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요약하면 '집값을 안정시킬 테니 그때 집을 사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때 고위 당국자들이 30여 차례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며 동원한 '지금 집 사면 후회한다'는 취지의 발언과 일정 부분 맥을 같이한다.

여당은 일단 부동산 세제에 대해서는 제동을 걸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에 주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명으로 전해지는 등 '일급지 주택 보유 리스트'까지 돌면서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지도부는 부동산 이슈를 애써 피한다. 그만큼 부담이 크다는 방증이다. 여당은 선거 악재 가능성이 큰 세금보다는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는다. 

[서울=뉴스핌]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 및 세계은행(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5.10.15 photo@newspim.com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처럼 재산세를 (평균) 1% 매긴다고 치면, 집값이 50억이면 1년에 5000만 원씩 보유세를 내야 하는데, 연봉의 절반이 세금으로 나간다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구 부총리는 "부동산 보유세 강화가 납세자의 부담 능력에 맞게 공평한 과세를 해야 한다는 조세 원칙인 '응능부담(부담 능력에 따라 과세해야 한다는 조세 원칙)'에 해당한다"며 "고가의 집을 보유하는 데 부담이 크면 집을 팔 것이고, 부동산 시장에도 유동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성격의 보유세 강화를 시사한 것이다. 보유세 강화로 세금 부담이 커지면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돼 공급 부족 사태가 해소될 수 있다는 논지다. 보유세 강화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구 부총리는 한발 더 나갔다. 그는 "꼭 다주택뿐만 아니고 (한 채의) 고가 주택도 봐야 한다"며 "50억 원짜리 집 한 채 들고 있는 데는 (보유세가) 얼마 안 되는데, 5억 원짜리 집 세 채를 갖고 있으면 (보유세를) 더 많이 낸다면, 무엇이 형평성에 맞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정부 규제로 고가인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리자 똘똘한 한 채의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시사했다. 구 부총리의 발언을 요약하면 보유세를 대폭 강화하고 고가 주택 한 채까지 이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대 최강의 규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군불지피기에 가세했다. 김 실장은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에서 "보유세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취득·보유·양도 세제 전반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증세를 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로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는 원활히 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출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부동산 정책의 주요한 역할을 하는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은 '돈 벌어 시장이 안정된 뒤 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불렀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를 통해 갭투자 원천 차단에 나선 상황에서 이 차관의 배우자가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매하는 '갭투자'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나와서다.

22일 공직자 재산 공개 대한민국 전자 관보를 보면 이 차관의 배우자는 '10·15 부동산 대책'으로 토허구역으로 새로 지정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한 아파트(117.52㎡)를 지난해 7월 33억 5000만 원에 매입한 뒤, 같은 해 10월 14억 8000만 원에 2년간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차관이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당장 몇천만 원 혹은 1억~2억 원이 모자라 집을 사지 못해 아쉬워하는 분들은 집값이 우상향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며 "현시점에서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정책을 통해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된다"며 "만약 가격이 유지되는 경우로 봤을 때 집값이 유지된다면 그간 내 소득이 오르고, 오른 소득이 쌓인 이후 향후에 집을 사면 된다. 어차피 기회는 돌아오게 돼 있다.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주택 정책 주도자가 갭투자를 한 것 아니냐" "연봉의 수십 배인 집을 언제 기다렸다 사느냐"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뒤 잇따라 경고성 구두 메시지를 내는 것은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대출이 막혀 집을 살 수 없는 실수요자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시장 안정론이고, 다른 하나는 규제 효과를 믿지 않는 상당수의 국민에게 더 센 규제를 예고함으로써 잠재적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보유세 강화 시사 등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 수위가 올라간 데는 시장의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진보 정부에서 수요 억제책으로 집값을 잡겠다고 했지만 매번 실패했기 때문이다. '진보 정부가 규제에 나서면 집값이 오른다'는 이른바 학습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노무현 정부는 "지금 집을 사면 후회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결국 집 값이 급등하는 등 시장에 참패했다. 문재인 정부도 30차례 가까이 대책을 쏟아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를 경험한 시장의 학습효과는 진보 정권인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시장 불신을 해소하려다 보니 발언 수위가 올라가는 것이다.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은 과거 문재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을 연상케 한다. 문 정부 때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규제와 함께 집값 안정론을 들고 나왔다. 홍남기 경제 부총리는 2021년 7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최근 부동산 가격에 대한 막연한 상승 기대 심리가 형성됐다. 올 하반기에는 실수요자 외 부동산 대출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당시 잇따라 집값 고점론을 제기했다. 홍 부총리는 "집값이 하락한다면 시장 예측보다 좀 더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추격 매수를 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경고였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당시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게 공급, 금리, 대출, 인구 구조 등인데 모든 변수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추세적인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방 압력이 강하다"고 했다. 추격 매수 자제를 촉구하면서 집값이 떨어질 수 있으니 영끌하지 말라고도 했다.

비슷한 시기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부동산 시장에 검은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해선 안 된다"며 "부동산 등의 투자에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런 당국자들의 잇단 경고에도 집값은 상당 기간 잡히지 않고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결국 문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야당에 정권을 넘겨줬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노무현 정부의 재판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비싼 값에 지금 집을 샀다가는 낭패"(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라는 글을 올릴 정도로 '집 사면 후회'라는 말은 정권의 화두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 전철을 그대로 밟은 것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시장의 불신을 깨야 한다. 진보 정부의 수요 억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규제는 집값을 올렸다는 학습효과를 잠재우는 게 시급하다. 더욱이 금리가 인하되는 상황이어서 유동성이 넘쳐난다. 해법은 시장이 믿을 만한 공급 대책이다. 수요 억제만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게 두 정권 실패의 교훈이다. 공급이 받쳐줄 때 수요 억제책이 시장에서 먹히는 것이다. 

민주당은 보유세 강화 등 세제보다는 공급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수요 억제만으로는 시장 안정이 어렵다는 걸 인정한 것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시장 안정이 절실하다. 세금 문제를 잘못 건드리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주택 시장 안정화 TF(태스크 포스)를 최고위원회에 보고하고 의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TF에서는 주택 공급 대책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 대책 없이는 안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규제로 묶인 지역은 주택을 지을 땅이 여의치 않은 만큼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에서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 9개 정도의 법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민간이 건축할 수 있는 영역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을 법적으로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당정이 원하는 시장 안정의 성공 여부는 공급 대책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수긍할 수준의 대책이 나온다면 시장이 안정될 것이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 시장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leej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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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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