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 시 오픈AI 및 스페이스X 급 몸값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사모 방식으로 최대 200억 달러(약 27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가 5,000억 달러(약 68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성사될 경우 테더는 오픈AI(OpenAI)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맞먹는 세계 최대 비상장 기업 반열에 오르게 된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테더가 약 3% 지분을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조건으로 150억~200억 달러 조달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 |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 [사진=블룸버그] |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200억 달러는 상한선일 뿐"이라며 실제 금액은 크게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협상이 초기 단계여서 조건 역시 변동 가능성이 남아 있다.
테더의 파올로 아르도이노 최고경영자(CEO)는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일부 핵심 투자자 그룹을 대상으로 자금 조달을 검토하고 있다"고만 밝혔으며,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거래는 기존 주주 지분 매각이 아닌 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 형태로 진행되며, 캔터 피츠제럴드가 자문을 맡고 있다.
테더의 기업가치가 5,000억 달러로 평가되면, 스페이스X, 오픈AI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비상장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테더의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테더의 USDT 토큰 시가총액은 1,720억 달러로, 이는 경쟁사 서클(Circle)의 USDC(약 740억달러)의 두 배를 웃돈다. 반면 서클의 기업가치는 약 300억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어 테더와 격차가 뚜렷하다.
테더는 토큰 준비금을 현금성 자산과 미국 국채 등에 예치해 이자 수익을 창출하며 고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 블로그에 따르면 올 2분기 순이익은 49억달러에 달했다.
최근 들어 테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기조를 계기로 미국 시장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규제 틀 안에서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출시 계획을 발표했으며, 백악관 출신 인사를 영입해 프로젝트를 총괄하도록 했다.
블룸버그는 테더의 행보에 대해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암호화폐 업계에서 나온 매우 이례적인 성과"라며, 글로벌 자본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