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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감] "대왕고래 아닌 대꽝고래"…석유공사 책임론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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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가스 포화도 6% 불과…경제성 전무
탐사에 1236억 투입…'혈세 낭비' 비판 불가피
석유공사, '동해탐사팀'에 최고 등급 부여 논란
민주당 "국감서 전체적인 사업 과정 검증" 예고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동해 심해 유전 개발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로 귀결되면, 내달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전담 기관인 한국석유공사가 집중 질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50~70%로 추정됐던 가스 포화도는 실제 시추 결과 6%대에 그쳐,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도 경제성을 전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실패한 사업임에도 담당 부서가 내부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성과급까지 챙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책임론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부산=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시추를 맡은 웨스트 카펠라호가 9일 오전 부산항 외항에 정박해 있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이곳에서 보급을 마치고 12월 중순 시추 해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2024.12.09 choipix16@newspim.com

◆ 석유공사, '대왕고래' 실패 인정…담당 부서 'S 등급' 부여해 논란 확산

23일 정부·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는 다음달 추석 이후 국감을 시작해 정부 부처를 비롯한 산하기관·공기업 등을 심사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로 인한 막대한 예산 낭비와 성과급 논란 등이 겹치면서 국감의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지난해 6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 1호' 사안으로 직접 대국민 발표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사업이다. 당시 대통령은 동해 심해에 대규모 가스전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강조하며 이를 에너지 자립과 국가적 도약의 계기로 내세웠다. 그는 대왕고래의 자원 매장량이 최대 140억배럴, 경제적 가치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한국석유공사] 2024.06.03 dream@newspim.com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총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이벤트성' 발표가 이뤄진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국민들에게 과도한 기대를 심어주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메이저 기업 '우드사이드'가 이미 철수한 사업을 재무 상태와 실체가 불투명한 '액트지오'와 손잡고 추진한 배경을 두고 정치권의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이후로도 예산 등을 둘러싼 갖은 갈등과 함께 47일간 시추를 진행한 결과, 사업은 결국 실패로 드러났다. 최근 석유공사가 발표한 시추 결과에 따르면 대왕고래 구조의 가스 포화도는 6.3%에 그쳤다. 이는 시추 전 50~70%를 예상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가스 포화도는 유전·가스전의 상업성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지하에 매장된 가스 등의 비율을 의미한다. 대왕고래의 가스 포화도가 6.3%란 것은 나머지 93.7%는 바닷물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구조에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했으며, 추가적인 탐사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사실상 사업이 실패했음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사업 시작부터 탐사 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총 1236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다. 대규모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석유공사가 사업을 담당했던 내부 조직에 최고 등급 평가를 부여하고, 이를 근거로 성과급까지 지급할 예정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 자체는 성과 없이 막을 내렸지만, 정작 전담 기관 내부 관계자들에게는 보상이 뒤따르는 모순적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한규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석유공사의 '2024년도 조직 성과 평가 결과 보고'에 의하면,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담당한 동해탐사팀은 지난해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상급 부서격인 국내사업개발처 역시 A등급을 수령했다. 석유공사는 이 결과를 근거로 연말까지 성과 연봉을 지급할 예정이다.

실패한 사업임에도 내부적으로는 최고 등급 평가와 성과급 지급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성과급 잔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와 여론 등에서는 국민 혈세로 추진한 프로젝트가 허망하게 끝났는데도 내부만 보상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 민주당, 10월 국감 '송곳 검증' 예고…"혈세 낭비 전모 명백히 규명"

민주당은 이미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당시 야당이었던 지위가 지난 대선을 통해 여당으로 바뀐 만큼, 이번 국감에서는 '정권 교체'의 의미가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시절 추진된 사업을 현 정부가 직접 심판하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단순한 자원개발 실패를 넘어 정권 교체 이후 첫 국감의 대형 쟁점으로 부상한 셈이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9일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관해 "윤 대통령이 지난해 '삼성전자 시총 5배'라고 국민들을 들뜨게 했던 사업이 결국 '대왕고래'가 아닌 '대꽝고래'가 된 것 아니냐"며 "실체가 불분명한 신기루는 헛된 희망을 낳았고, 그 좌절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공 가능성이 낮은 시추공에 개당 10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붓겠다는 발상은 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이냐"며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무능한 정권의 무모한 도전과 무책임한 국정 운영이 빚어낸 비극이다. 민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혈세 낭비의 전모를 명명백백히 규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7.14 mironj19@newspim.com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말 한마디에 (대왕고래 구조에) 구멍을 뚫고 확인해 보니, 원래 가스가 한 70% 정도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6.3%라는 턱도 없는 상황이 확인이 됐다"며 "지난 국회에서는 자료가 없어서 제대로 확인을 못했는데, 이번 국감에서는 액트지오 선정부터 다시 시작해 전체적인 과정을 챙겨볼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진행 중인 자원 탐사 사업 자체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 석유공사는 대왕고래를 제외한 다른 유망 구조에 대해 해외 업체들을 대상으로 입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현재 석유공사가 해외 업체 입찰 중이라고 하는데, 이들에 대해 어떤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만약 정말 석유가 나올 수도 있는 곳을 해외 업체한테 헐값에 넘긴다면 그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번 국감을 통해 이런 부분을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결국 이번 석유공사에 대한 국감은 전임 윤석열 정부의 무리한 사업 추진 책임과 석유공사의 관리 부실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특히 야당에서 여당으로 지위를 바꾼 민주당은 사업 실패를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책임 소재와 제도적 허점까지 파헤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지난해 국감보다 훨씬 강도 높은 공세를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당시 사업 추진의 불가피성과 에너지 안보 차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방어 논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자원 가격 급등과 에너지 안보 위기 속에서 정부가 탐사를 추진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해명이다. 석유공사 역시 당시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한편, 성과급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내부 평가 시스템 보완과 향후 사업 관리 체계 개선책을 내놓으며 파장 최소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지난 22일 성과 평가 논란과 대왕고래 실패 결과 등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앞으로 보다 엄정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춰 성과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대왕고래 정밀 분석 결과를 후속 사업 계획 수립 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우리나라 자원 안보에 기여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석유공사 전경 [사진=석유공사] 2021.04.28 fedor01@newspim.com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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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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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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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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