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에서 처음으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지자체 조례가 통과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이치현 도요아케(豊明)시는 주민들에게 업무·학업을 제외한 여가 시간에 스마트폰·게임기 사용을 하루 2시간 이내로 권장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22일 시의회에서 의결했다.
이번 조례는 어린이와 청소년뿐 아니라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사용 기준 제시라는 점에서 일본 내 최초의 사례다.
기존의 가가와현 조례가 18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한 것과 달리, 도요아케시는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범위를 넓혔다.
단, 강제성은 없고 사용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도 벌칙이나 벌금은 부과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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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뉴스핌] |
◆ 찬반 논란 속 조례 통과
도요아케시는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가정 내 대화가 줄고, 수면 부족·건강 악화·등교 거부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조례 제정에 나섰다. 초등학생은 밤 9시, 중·고등학생은 밤 10시까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권장했다.
조례안이 공개된 뒤 시 당국에는 300건이 넘는 전화·이메일 의견이 접수됐다. "시민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발이 다수였지만, 일부는 "아이들 생활 습관을 바로잡을 계기"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고키 마사후미 도요아케 시장은 논란에 대해 "시민의 권리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스마트폰 사용 문제를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시행 후에는 주민들의 수면 습관 변화 등 효과를 검증하겠다고도 밝혔다.
◆ 해외서도 확산되는 스마트폰 규제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을 둘러싼 논란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호주는 올해 12월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할 예정이다. 위반한 기업에는 최대 4950만호주달러(약 455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미국에서는 미시시피주가 2025년부터 SNS 기업에 연령 확인 의무화와 18세 미만 이용 시 보호자 동의 의무를 법으로 규정했다. 이미 45개 이상 주가 관련 규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EU)도 미성년자의 SNS 사용 규제를 검토하는 등 국제적으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