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기업 23곳 제재 직후 발표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미국이 중국 기업들을 대거 제재 명단에 올리자 중국이 미국산 아날로그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고, 미국의 집적회로(IC) 관련 조치에 대한 반(反)차별 조사에도 들어갔다. 미중이 14일 스페인에서 무역회담을 재개하기 직전 맞불 성격의 조치를 꺼낸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지난 7월 장쑤성 반도체산업협회가 제출한 반덤핑 조사 신청을 접수해 예비 검토를 마쳤다"며 "13일부터 미국산 수입 아날로그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40나노 이상 공정의 범용 인터페이스 칩과 게이트 드라이버 칩 등이며, 통상 1년 이내에 끝나지만 특수 상황에서는 6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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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 뉴스핌] |
상무부는 또 별도 공고를 통해 미국의 대중 IC 관련 조치가 중국을 차별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2018년부터 통상법 301조에 따라 중국산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했고, 2022년에는 반도체 장비와 IC 제품 수출 제한을 도입했으며, 지난 5월에는 화웨이 칩 사용을 제한하는 등 규제를 강화해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전날 중국 기업 23곳을 포함한 32개사를 수출규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했다. 이 중 GMC(지무시) 반도체와 지춘 반도체 등은 수출규제 대상인 SMIC가 미국산 장비를 확보하도록 지원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았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국가안보를 구실로 반도체, 생명공학, 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의 중국 기업을 억누르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하며 기업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14일부터 열리는 중미 무역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제재를 확대하는 것은 의도적 압박"이라며 "즉시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고 부당한 압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조치는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14~17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미국 측과 무역 협상에 돌입하기 직전에 나왔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관세 ▲수출 통제 ▲틱톡(TikTok) 매각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