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영국의 7월 경제성장률이 0.0%에 그쳤다는 소식에 시장이 활력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이날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평가를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고조됐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0.49포인트(0.09%) 하락한 554.84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5.50포인트(0.02%) 떨어진 2만3698.15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4.29포인트(0.15%) 내린 9283.29로 장을 마쳤다.
반면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72포인트(0.02%) 오른 7825.24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33.99포인트(0.32%) 상승한 4만2566.41로 마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3.10포인트(0.09%) 내린 1만5308.20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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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통계청은 이날 7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0%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서비스와 건설 부문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제조업을 포함한 생산 부문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는 갈수록 성장률 정체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1분기 GDP 성장률은 0.7%였지만 2분기에는 0.3%로 크게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7월 지표가 0.0%로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영국 경제가 활력을 잃는 모습이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프랑스 경제는 또 한번 국제사회의 걱정 섞인 시선을 받게 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심각한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에 대한 우려로 지난주 급등했던 프랑스 국채 수익률은 신용평가사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예상되면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프랑스 신용등급은 작년 12월 미셸 바르니에 총리 내각이 붕괴했을 때도 하향 조정됐다.
프랑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4.6bp(1bp=0.01%포인트) 오른 4.327%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증시는 이번주 약 2% 상승하며 기염을 토했다.
템플턴 글로벌자산 그룹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크레이그 캐머런은 "프랑스 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정치적 도전과 예산 문제에 대한 변수가 이미 가격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랑스 기업들은 매우 국제적인 시장을 갖고 있어 국내 문제에 직접적인 노출은 작다"고 말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 방산주는 이날도 0.7%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러시아 드론의 폴란드 영공 침범 등의 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이번주 6%나 급등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신흥시장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암 피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러시아 드론의 폴란드 영공 침범은 유럽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국방 지출 확대를 지속하려는 정책 입안자들의 노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는 골드만삭스가 이 회사에 대한 주식 평가를 '중립(Neutral)'에서 '매도(Sell)'로 하향 조정하면서 2.8%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노바티스의 주요 심장약물 엔트레스토(Entresto)의 특허 만료로 제네릭 의약품의 증가와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수익 성장률을 고수준에서 저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했다. 주가 목표도 119달러에서 118달러로 소폭 낮췄다
질랜드파마(Zealand Pharma) 주가도 4.1% 내려앉았다.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및 기술 그룹 오카도(Ocado)는 최대 해외 파트너인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Kroger)가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뒤 약 20% 폭락하며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크로거가 창고 확장 속도를 늦추거나 추가 투자를 줄일 경우 오카도는 핵심 성장 동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