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뉴스핌] 남정훈 기자 = 가을야구 막판 추격전을 노리는 한화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주말 키움과의 3연전에서 맞붙을 예정이던 키움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피로를 호소하면서 선발 등판 일정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반대로 선두를 지키는 LG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소식이 됐다.
설종진 키움 감독대행은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NC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12일부터 한화와의 원정 3연전을 치른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하영민, 정현우, 알칸타라 순으로 나갈 예정이었는데, 알칸타라의 컨디션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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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키움의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가 지난 9일 고척 LG와의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사진 = 키움] 2025.09.09 wcn05002@newspim.com |
문제는 알칸타라의 몸 상태다. 설 감독대행은 "LG전 당시에도 6회 90구 정도 던졌는데 본인이 피로감을 강하게 호소했다. 점수 차도 벌어져서 더 이상 무리시키지 않고 교체했다"라며 "다시 한번 등판 가능 여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키움으로서는 무리할 이유가 없다. 이미 순위 싸움에서 큰 의미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고, 에이스급 투수를 억지로 내보내다 부상 위험까지 떠안을 필요가 없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도 선발 로테이션 조정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알칸타라의 공백은 리그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올 시즌 키움은 LG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맞대결에서 7승 9패로 버티며 LG를 가장 곤란하게 만든 팀으로 꼽혔다. 실제로 염경엽 LG 감독이 "키움만 만나면 경기가 꼬인다"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지난 9일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에이스 앤더스 톨허스트를 내고도 2-11로 크게 패하며 약한 고리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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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키움의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가 지난 8월 31일 잠실 LG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키움] 2025.08.31 wcn05002@newspim.com |
반면 한화에게는 호재다. 키움은 유독 한화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1승 12패. 압도적인 천적 관계가 형성됐다. 한화가 막판 대역전극을 노릴 수 있는 발판이 바로 '키움전'이라는 점에서, 에이스 알칸타라의 결장이 현실화된다면 한화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설 감독대행은 키움이 한화전에서 유독 약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선발 매치업에서 차이가 컸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제가 부임한 이후 한화와 세 번 맞붙었는데, 상대는 에이스급 1·2·3선발이 나오고 우리는 3·4·5선발로 맞섰다. 전력상 밀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이번 시리즈도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영민은 올 시즌 한화전에서 8경기 0승 1패 평균자책점 8.68로 부진했고, 정현우가 유일하게 1경기 5이닝 2실점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알칸타라도 3경기에서 0승 1패 평균자책점 4.42로 시즌 성적(3.32)보다 나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칸타라가 빠지고 대체 선발이 나서게 된다면, 키움의 전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현재 LG와 한화는 나란히 14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4경기 차를 두고 있다. 향후 맞대결 3연전 결과에 따라 격차가 1경기 차까지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 이 중요한 국면에서 키움의 에이스가 한화전 등판을 건너뛰게 된다면, 순위 판도는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