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은 5일부터 28일까지 서울시극단의 연극 '퉁소소리'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다시 선보인다. 한국적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K-콘텐츠 열풍 속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올린 대표적 K-연극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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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퉁소소리' 프레스콜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
'퉁소소리'는 조선 중기 문인 조위한의 고소설 최척전을 각색해 무대화한 작품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명·청 교체기의 격랑 속에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가 30년 만에 재회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조선에서 중국, 일본, 베트남까지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여정은 단순한 역사극을 넘어, 전쟁 속에서도 삶을 지켜낸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이들의 생존과 사랑, 그리고 끝내 다시 만나는 인간 본연의 힘을 깊이 있게 전한다. 이 서사는 시대를 넘어 되풀이되는 인간의 비극과 희망을 비추며 한국적 이야기가 지닌 보편적 울림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이번 작품은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표 스타 연출가 고선웅의 손끝에서 완성된 무대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한국 연극계에서 보기 드문 흥행 연출가로 무겁고 진지한 역사적 소재에 재치 있는 언어유희와 한국적 해학, 기발한 유머를 결합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연출은 고전을 현대적으로 되살리면서도 관객에게 통쾌한 웃음과 깊은 감동을 동시에 안겨준다. 특히 '퉁소소리'에서는 전쟁과 이별, 재회라는 거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위기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려는 인간의 희망과 사랑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극적 균형감각을 발휘해 작품을 단순한 역사극을 넘어선 한국형 블록버스터 연극으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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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퉁소소리' 프레스콜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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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퉁소소리' 프레스콜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
공연은 연극 무대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스케일로 펼쳐진다. 총 20여 명의 배우가 무대에 올라 대서사시를 구현하고 현악 파트를 보강한 6인조 라이브 연주가 더해져 현장감 넘치는 무대를 완성한다. 관객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생생한 몰입감을 경험하며, 연극이 가진 예술성과 대중적 흡인력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퉁소소리'는 특정 세대나 관객층에 국한되지 않는다. 역사와 배움을 원하는 청소년, 사랑과 기다림의 서사에 공감하는 청년 세대, 그리고 삶을 버텨낸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깊이 공명하는 부모 세대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가족 단위는 물론 연인과 부모님 세대까지 함께 볼 수 있는 연극으로 세대를 연결하는 감동의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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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퉁소소리' 프레스콜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
초연 이후 '퉁소소리'는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대한민국 국가브랜드대상 문화부문 대상에 이어, 2025년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작품상을 수상하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K-팝과 K-드라마가 세계를 감동시키듯 한국 연극 역시 우리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며 "'퉁소소리'는 그 시작점에 선 작품"이라고 전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