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반미 연대'로 세계 주도권 노리는 중국...트럼프 '동맹 관리' 변화할까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中 전승절은 '미국이 만든 국제질서'에 도전 선언
트럼프 일방주의·약소국 위협에 '반미연대' 가속화
중국 견제와 美 안보 구상에 부정적 결과로 초래
트럼프 방식에 '경고음'...정책변화로 이어질 수도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3일 펼쳐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은 중국이 미국을 밀어내고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국가가 되겠다는 뜻을 전 세계에 밝힌 '시대전환적 이벤트'다. 미국이 만들고 유지해온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후 질서'를 바꾸겠다는 중국의 도전장이다. 톈안먼 광장에 모인 26개국은 중국의 새로운 도전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열병식 이후 리셉션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야망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영원히 세계의 평화의 힘, 안정의 힘, 진보의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이끌어나가는 세계질서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또 미국이 아닌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통보하는 의미가 들어 있다. 미·중 균형이 무너지고 이제는 중국이 우위에 있음을 자신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3일 베이징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북중러 3국 지도자는 이날 중국 전승절 열병식을 함께 참관했다. [사진=CCTV 캡처] 조용성 특파원 = 2025.09.03 ys1744@newspim.com

시 주석은 또 "인류는 평화냐 전쟁이냐, 대화냐 대결이냐, 상생이냐 제로섬이냐의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것을 직격한 언급이다. "인류는 같은 행성에 살고 있는 만큼 한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가야 한다"는 언급에서는 중국을 '다자주의의 수호자'로 인식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가 무너지고 미국이 쇠퇴하기 시작했을때 중국은 굴기를 선언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에게 '신형 대국관계'를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세계를 양분하는 'G2'로 인정받겠다는 요구를 한 지 20년도 지나지 않아 중국은 미국을 밀어내고 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이 혼자 힘으로 미국을 제압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서 보여준 것처럼 미국의 일방주의에 순응하지 않는 국가들을 끌어들여 '반미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

전승절 이틀 전인 1일 텐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과 원칙을 위반하는 경제적 조치를 포함한 일방적이고 강압적 조치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텐진 선언'이 채택됐다. 주권 평등, 국제 법치, 다자주의 등 원칙을 바탕으로 하는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도 발표했다. 미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반미 연대의 출범을 알리는 선언문이다.

중국 주도의 반미 연대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방주의가 세계를 혼돈에 빠뜨리고 동맹국을 실망시키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리더'가 되는 것을 거부하면서 자신이 만든 국제 질서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중국 견제다. 그러나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우호국에 중국 견제 동참을 강요하지 않는 대신 중국 견제로 얻은 '전리품'을 나눠주겠다는 약속으로 자발적 동참을 유도했다.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 동맹국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이들의 협력을 통해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힘을 앞세워 중국 견제에 필요한 동맹·우호국의 협력을 강요하고 있다. 또한 동맹국·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일방적인 관세를 부과하고 힘을 앞세워 투자와 구매를 강요하는 '약탈적 거래'에 집중하면서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다자기구에서는 발을 빼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신이 만들어 놓은 전후 질서를 스스로 허무는 사이 중국은 반미 국가들을 우호국으로 만들며 새로운 질서의 주인공이 되려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인도다.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는 이유로 인도를 강하게 비난하고 50%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곧바로 중국·러시아와 밀착했다. 모디 총리는 중국 전승절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중국을 방문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의를 다졌다.

미국은 인도를 끌어들이기 위해 수십년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인도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 축이 됐다. 하지만 인도는 지금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는 물론 미국의 역내 안보 구상이 흔들릴 수도 있는 변화다.

인도의 이탈과 중·러를 중심으로 한 반미 연대 결성은 트럼프가 동맹국을 상대로 압박과 '거래 외교'를 한 결과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 동맹 관리 방식이 중국 견제라는 국가적 목표에 균열을 내고 안보 전략에도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중국 전승절에서 나타난 북·중·러 밀착과 반미 연대 등의 현상을 두고 "트럼프 정책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경고음"이라고 지적했다.

[톈진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5.09.01. ihjang67@newspim.com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동맹국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가 변화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힘을 앞세운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국 위협 등이 세계의 반감을 자극해 중국의 부상을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익명의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동맹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한데 어떤 방식으로 협력을 얻어내느냐가 문제"라면서 "전승절에서 나타난 반미 연대는 현재의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에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합의문에 담을 것을 요구하던 미국이 정작 정상회담에서는 그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압박을 멈춘 것은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북·중·러가 결속하고 동맹국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