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재계·경영

속보

더보기

'210조 원 베팅'…트럼프 산업 개입에 한국식 해법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美, 인텔 지분·엔비디아 수익 환수 등 전례 없는 개입
韓, 대한항공·현대차·조선·에너지 전방위 투자로 대응
"동맹 신뢰 확보...리스크는 여전, 성과는 장기 과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하고 해외 매출까지 환수하는 전례 없는 산업 개입에 나서자 글로벌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인텔 지분 10% 취득, 엔비디아·AMD의 중국 매출 공유 합의 등은 '주주 정부'를 자처하는 새로운 정책 기조를 상징한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약 1500억 달러(약 21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현지 언론은 한국의 전방위 투자가 동맹 신뢰를 강화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불확실한 규제 환경 속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사진을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美, 보조금 대신 지분·수익…기업 압박 본격화
27일 한국무역협회와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경영난에 빠진 인텔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가로 10% 지분을 취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보조금은 '공짜 돈'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납세자를 위한 지분으로 전환된다"고 강조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연방 보조금으로 기업이 막대한 수익을 내는 상황에서 납세자는 합리적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거들며 논리를 뒷받침했다.

상무부는 TSMC, 마이크론처럼 이미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에는 지분 요구를 하지 않겠지만, 소극적인 기업에는 보조금의 지분 전환 압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특정 기업에 차등 적용되는 '맞춤형 지분 요구'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단순히 지분 참여에 그치지 않고 수익 공유형 모델을 수출통제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달 초 엔비디아와 AMD는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와 공유하는 조건으로 수출 면허를 받았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20%를 요구했으나 협상 끝에 15%로 타결됐다.

이는 반도체 기업의 해외 수익 일부를 정부가 직접 환수하는 전례 없는 모델로, 연말까지 엔비디아는 약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 AMD는 1억 달러(약 1400억 원)가량을 정부에 납부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인공지능(AI), 배터리, 방산 등 전략산업 전반으로 이 방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 지배구조에도 직접 개입하고 있다. 인텔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의 중국 투자 이력을 문제 삼아 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골드만삭스의 관세 분석 보고서에 불만을 표시하며 수석 이코노미스트 교체까지 압박했다. 이후 백악관 면담을 거친 탄 CEO에 대해선 "놀라운 성공 스토리"라고 돌변하는 등 정치적 충성도에 따른 태도 변화를 드러냈다.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정책 개입을 넘어 기업 경영진 인사와 시장 분석 자체가 정치적 수용성에 따라 제약받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립부 탄 인텔 CEO [사진=인텔]

◆과거와 다른 상시 개입…예측 불가성 키웠다
미국의 과거 산업정책은 한시적이거나 촉매적 역할에 머물렀다. 1980~90년대 다르파-세머텍(DARPA-Sematech) 컨소시엄은 연구개발 지원에 국한됐고, 2008년 금융위기 당시 TARP(Trouble dAsset Relief Program) 구제금융은 단기 국유화 후 민간 환원에 초점을 맞췄다. 바이든 행정부의 칩스법 보조금도 세액공제와 일정 수준의 수익 환수 조항은 있었지만 지분 참여까지는 없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가 직접 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적 개입을 제도화하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를 보인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예측 불가능한 정책 리스크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대미 투자 기업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대만 경제부 장관도 "의미를 이해하고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투자은행 버니스타인은 삼성, TSMC, 마이크론 등이 받은 보조금이 시가총액 대비 4% 이하라며, 지분 요구가 따른다면 상당수 기업이 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개입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의 보복 가능성을 의식해 공개 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 제조업 CEO는 이를 "모두를 감시하는 '사우론의 눈'"에 비유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류진 한경협 회장,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제사절단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윌러드 호텔에서 열리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구자은 LS 회장, 김상현 롯데 부회장, 이재현 CJ회장, 허태수 GS 회장,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류진 한경협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한국경제인협회]

◆한국의 210조 원 투자, 트럼프式 산업정책 '선제 대응'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가 산업정책 전반을 지분 참여·수익 공유형 개입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재계의 대규모 대미 투자 약속에 대한 현지 언론의 평가는 이 같은 정책 기조와 맞물려 해석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기업들이 약 1500억 달러(약 21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사실을 전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미국 내 생산 확대'와 '공급망 자립' 목표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한항공의 대규모 항공기 구매, 현대차그룹의 철강·로봇 투자, 삼성중공업과 HD현대의 조선 분야 진출, 한국가스공사의 미국산 LNG 장기 수입 계약 등이 트럼프식 산업정책에 부합하는 모범 사례로 소개됐다.

워싱턴포스트도 한국이 조선 기술을 전략 자산으로 내세워 미국 조선업 재건에 동참한 점을 긍정적으로 보도했지만, 동시에 미국 조선소의 구조적 한계와 노동력 부족 등 현실적 제약을 지적하며 정책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한국의 대미 투자가 단순한 경제협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 기업에도 지분 참여를 요구할 수 있는 불확실한 정책 기조를 취하는 가운데, 한국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전략적 신뢰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현지 언론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의 대미 투자가 트럼프식 산업정책의 '선제 대응' 성격을 띠고 있으며, 예측 불가능한 규제 환경 속에서 정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다만 지분 참여와 수익 공유를 전제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개입 기조가 향후 한국 기업들에도 직접적인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에 대한 신중한 평가도 병행되고 있다.

sy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