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톤 무상으로 전력회사에 공급
데이터센터 붐 전력난 대처 목적
플루토늄 희석· 폐기 중단 행정 명령 후속조치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냉전시대 핵무기 해체로 남은 플루토늄 약 20톤을 원자로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현지시간 22일 보도했다.
이 계획은 잉여 플루토늄의 희석 및 폐기를 중단하고 대신 첨단 원자로 연료로 전용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5월 행정 명령의 후속 조치라고 통신은 전했다. 플루토늄은 과거 단기간 시험적으로 상용 원자로 연료로 전환 사용된 적이 있다.
소식통은 원자력 관리기관인 미국 에너지부(DOE·Department Of Energy)가 수일 내에 업계의 의견 수렴 개시를 발표할 예정이며 계획의 세부 내용은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로이터가 입수한 DOE 계획 초안에 따르면 플루토늄은 거의 무상으로 전력기업에 제공하며 업계가 DOE에 의해 연료의 재사용, 가공, 생산이 허용된 시설의 운송, 설계, 건설, 해체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
원자로 연료로 전용될 플루토늄의 양은 미국이 2000년 러시아와 체결한 핵비확산조약에 따라 미국이 폐기하기로 한 무기급 플루토늄 비축량 34톤 중 20톤인 것으로 알려졌다.
DOE는 로이터 보도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플루토늄을 포함한 핵연료의 국내 공급망 구축과 강화를 위해 여러 가지 전략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 행정부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인한 20년만의 전력난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전력 산업 육성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 중이다.
2000년 핵비확산조약에 따른 잉여 플루토늄은 처음에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혼합산화물인 MOX 연료로 전환해 원자력 발전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1기 때인 2018년 미국 정부는 MOX 계획이 50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계획을 취소해버렸다.
DOE는 잉여 플루토늄을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사바나강, 텍사스의 판텍스, 뉴멕시코의 로스 알라모스 등에 있는 무기 저장고에 보관하고 있다. 플루토늄(플루토늄-239)은 반감기가 24110년으로 방호 장비를 가지고 취급해야 한다.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내려지기 전 미국은 플루토늄을 불활성물질과 섞어 뉴멕시코의 핵폐기물격리시범시설(WIPP)라 불리는 지하 저장고에 저장할 예정이었다.
DOE는 이 플루토늄 매립에 드는 비용이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핵안전 전문가들은 잉여 플루토늄의 원자로 연료 전용 사용 방안이 과거의 실패 사례를 들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참여과학자연합의 핵물리학자인 에드윈 라이먼은 "플루토늄을 원자로 연료로 전화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참담하게 실패한 MOX 연료 프로그램을 되풀이해 다른 결과를 얻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잉여 플루토늄은 위험폐기물로 DOE는 희석시킨 후 WIPP에 폐기하는 ㅂ모다 안전하고 비용이 덜 드는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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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사바나 강 사구 지역에 위치한 미 에너지부(DOE) 연구 및 무기 저장 시설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8.25 kongsikpark@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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