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변인 "대통령은 사명감에 불타는 사람"
1기 때 뉴저지 골프장서 17일 호화 휴가와 대비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여름휴가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풀 기자단에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적으로 떠나는 여름 휴가를 이번에는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올 여름 휴가 취소 사실을 기자단에 알리면서도 이번 결정이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중재와 연관돼 있다고는 확인하지 않았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역시 이번 결정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 달 중순께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2주 정도 머물면서 휴가와 업무를 겸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빗 대변인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여름휴가 취소 결정이 산적한 국내외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애써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사명감에 불타는 사람(a man on a mission)'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신속히 임무를 완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쇠뿔도 단김에 빼길(strike when the iron is hot)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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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9일, 영국 스코틀랜드 애버딘주 밸메디에 위치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 애버딘의 개장일에 에릭 트럼프가 아버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티오프하는 것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됐던 여름휴가까지 취소해가며 외교현안을 포함한 국정에 몰두하는 모습은 집권 1기때와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17년 당시 8월4일부터 17일 동안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여름휴가를 즐겼다. 당시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3주 가까운 기간 동안 '일하는 휴가(working vacation)'를 보냈다고 항변해야 했다.
당선 전인 2004년 자신의 저서인 '억만장자처럼 생각하라'에서 "휴가가지 마라. 무슨 의미가 있나? 당신이 일을 즐기지 않는다면 잘못된 직업을 가진 것이다"라고 훈계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취임 첫 해에 호화롭고 긴 여름휴가를 보냈다는 '내로남불'에 따가운 시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올 여름 내내 일만하고 휴식을 취하지 않은 건 절대 아니다. 지난 달에는 5일 동안 스코틀랜드를 방문했는데 자신이 소유한 두 골프클럽에서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의 관세협상 최종 담판 등 일부를 제외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골프 라운딩을 즐기며 사실상 휴가를 보냈다. 또 지난 주말에는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토요일 새벽에야 백악관으로 복귀했지만 버지니아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두 차례나 찾기도 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