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캠프킴·태릉CC·서부면허시험장 등 국가 소유 유휴부지 공급 가능성 커져
공급시기·공공주택비중·서울시 협조 등 변수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이르면 8월 말로 예상되는 이재명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은 강남 및 마포·용산·성동·동작·광진구를 위시한 이른바 '한강벨트' 집값 억제를 위한 물량이 얼마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서울 태릉CC나 용산 미군기지 부지에 대한 주택 공급이 현실화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빠른 공급과 함께 공공주택 비율을 얼마나 책정할 것인지도 공급대책의 소기 목적인 집값 안정화 달성 여부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2일 부동산 시장 전문가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첫 주택공급대책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시절 밝힌 서울 도심부 유휴부지 주택 공급이 관건이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 새 정부 주택공급대책, 3기 신도시 + 서울 유휴부지 택지로 구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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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주택공급대책에서 서울도심 유휴부지 공급안을 언급했다. [사진=뉴스핌DB] |
정부의 이번 공급대책은 수도권 3기 신도시의 조속한 공급과 함께 강남, 한강벨트와 같은 상급지에 대한 신규 택지 확보로 틀이 짜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선 때 잠시 언급했던 4기 신도시는 백지화된 만큼 3기 신도시 주택의 빠른 공급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 1월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시작된 서울 집값 급등세가 주로 강남3구와 성동구와 마포구, 용산구, 양천구, 광진구, 동작구와 같은 한강벨트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들 상급지에 대한 주택공급량이 대책의 관건이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실제 지난 주 6.27대책 6주 만에 반등한 서울 집값도 결국 이들 강남3구와 한강벨트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주택공급대책은 3기 신도시가 중점이 될 수밖에 없지만 과거 1기 신도시가 공급된 90년대처럼 주택 재고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은 아닌 만큼 3기 신도시 공급물량 만으로 집값이 안정되길 기대하긴 어렵다"며 "이재명 정부 입장에선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기 어려울 것인 만큼 도심 유휴부지 공급량이 대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예상되고 있는 서울 도심부 주택 공급 대상지로 거론되는 곳은 ▲서울 노원구 태릉CC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일대 ▲서울 여의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부지 ▲서울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서울 용산구 캠프킴 ▲서울 마포구 상암DMC 미매각 부지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등이다.
이들 토지는 대부분 국가 소유 땅이라는 점에서 수용과 같은 토지 매입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일부 지역의 경우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지정돼 있어 그린벨트 추가 해제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서울시의 협조를 얻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 조속한 주택 공급에 변수 많아...분양-임대 비율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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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옛 미군기지 캠프킴 부지 모습 [사진=뉴스핌DB] |
일각에서는 이들 유휴부지는 공급 물량이 적어 효과가 회의적이란 시각이 있다. 다만 일제히 공급이 이뤄지면 단기적으로 상급지 공급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주변 주택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먼저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용산 미군기지 캠프킴 부지다. 캠프킴의 경우 주택 공급이 유력시되고 있지만 공급 규모나 방식에 대해 이견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군이 오랫동안 기지로 사용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토양 오염 해결도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 특히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시절 용산공원 개방 때 이 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는 만큼 토양 오염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뒤에야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공급 시기를 앞당기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대응도 조기 공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군 반환 기지를 주택단지 등으로 개발해 용산공원 개발비용을 확보하려는 정부와 달리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 시절부터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의 100% 공원화를 주장하며 주택단지 조성에 반대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 캠프킴 부지의 주택단지 조성에 대한 공식적인 정부 발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시의 입장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휴부지 공급 여부와 함께 공공주택 규모도 변수로 지적된다. 정부 소유 토지에 주택을 짓는 것인 만큼 이들 부지에 임대주택이 얼마나 공급될지 여부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시절 공급된 그린벨트 해제지구(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의 비율은 50대 50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들 유휴부지에서는 공공주택 비율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경우 공급대책의 효과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또다른 시장 전문가는 "임대주택은 주거복지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집값을 잡는데 있어 효과는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며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비율을 어떻게 나누느냐의 차이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유휴부지 공급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휴부지 주택 공급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 지속적으로 거론된 부분이지만 결국 성사된 것은 동작구 수방사부지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상급지에 500~600가구 정도가 공급된다고 집값이 잡힐 가능성은 높지 않은 만큼 차라리 도시정비 차원에서라도 재정비사업 활성화가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