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섭 진전 모색" vs 美 "서두를 것 없다"
관세 협상, 온도차 여전..."日, 새로운 제안 필요"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베선트 장관은 18일 저녁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예방할 예정이다.
베선트 장관의 이번 방일은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서 19일 열리는 '미국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그는 미일 간 핵심 현안인 관세 협상의 미국 측 책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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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 日 "교섭 진전 모색" vs 美 "서두를 것 없다"
일본 정부는 베선트 장관의 방일을 계기로 교착 상태에 빠진 관세 교섭을 진전시키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8월 1일부터 일본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25%의 상호 관세를 발동한다고 통보했다. 일본으로서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이에 일본은 관세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담당상을 베선트 장관의 대응 창구로 지정해, 가능한 한 교섭의 물꼬를 트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미국 측은 이번 방일 일정에서 공식적인 관세 교섭은 진행하지 않을 방침임을 사전에 일본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선트 장관 역시 20일 치러지는 일본 참의원 선거를 언급하며 "정치적으로 제약이 있는 시기"라고 말해, 선거 전 협상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16일 "일본은 이미 통보된 세율에 따르게 될 것"이라며 협상 타결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역시 "협의는 열려 있지만, 이미 통보된 세율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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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 "日, 새로운 제안 필요"
미일 간 관세 협상은 지금까지 7차례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국은 연간 약 690억달러(약 96조원)에 달하는 대일 무역적자 해소를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은 조선 분야 등에서의 양자 협력안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미국은 특히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자동차 관세에서는 양보할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은 줄곧 자동차 관세 철폐를 요구해왔고, 이 간극이 교섭 교착의 핵심 원인 중 하나다.
유라시아 그룹의 데이비드 보링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초기에는 일본을 협상 우선순위로 뒀지만 지금은 수십 개 교섭 상대국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며, "일본이 지금까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협상이 전진하기 어렵다. 새로운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로서는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8월 1일 관세 발동까지 남은 2주 동안 막판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정치 일정과 국내 여론을 고려할 때 농산물 시장 개방 등 미국이 수용할만한 양보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결국 협상의 주도권은 시간에 쫓기지 않는 미국에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