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이동경(김천 상무)과 이태석(포항 스틸러스)이 보여준 날카로운 왼발이 홍명보 감독의 공격 옵션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에서 중국을 3-0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FIFA 랭킹 23위 한국은 94위 중국과 A매치 통산 전적에서 24승 13무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 나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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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에서 득점 후 선수들이 축하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07.08 thswlgh50@newspim.com |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잃지 않으며 맹공을 펼친 대표팀의 승리 주역은 선발 출전한 두 왼발잡이 이동경과 이태석이었다. 공격 상황에서 만든 위협적인 장면에 두 선수가 항상 있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이동경은 전반 8분 만에 골문 구석에 꽂히는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 만들었다. 후반전에는 한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이동경은 날카로운 킥으로 쐐기골의 기점 역할을 했다. 이동경은 슈팅 3회(유효 슈팅 1), 키패스 2회, 크로스 성공 2회로 맹활약했다.
이동경은 K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19년 첫 발탁 이후 꾸준히 부름을 받았던 선수다. 하지만 A매치 출전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같은 포지션에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대표팀 붙박이들의 입지가 탄탄했기 때문이다. 이동경은 대표팀에 꾸준히 불려도 6년 동안 10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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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이동경(김천 상무)이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07.08 thswlgh50@newspim.com |
지난 3월 요르단과의 북중미월드컵 8차전 홈 경기에선 3년 만에 선발 출전했으나, 전반 45분만 뛰고 교체됐다. 유럽파들이 출전하지 않은 이번 동아시안컵이 이동경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번 대회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야 1년 뒤 열릴 북중미 월드컵 발탁은 물론 유럽파들과의 경쟁에서 좀 더 입지를 넓힐 수 있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6골 4도움으로 공격포인트 전체 5위에 오르며 K리그1 최고의 2선 자원으로 거듭난 이동경은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다시 부름을 받았고 중국을 상대로는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공격 2선 어디서든 뛸 수 있는 멀티 능력과 함께 득점력까지 발휘하면서 홍명보 감독의 2선 공격 옵션을 다양하게 만들었고 내년 북중미행 가능성을 다시 키웠다.
이동경은 경기 후 "대한민국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월드컵을 나가고 싶어 하는 마음과 목표가 있다"면서 "최대한 좋은 모습과 성실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월드컵은 꿈이다.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하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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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이동경이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 중국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07.08 thswlgh50@newspim.com |
또 한 명의 왼발잡이 이태석은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태석은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21분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문전에 있던 주민규에게 연결되어 팀의 두 번째 골로 이어지며 자신의 A매치 첫 도움까지 기록했다. 이태석의 왼발이 빛났던 순간이다.
홍명보 감독이 기존에 사용하던 4백 포메이션이 아닌 3백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면서 측면 수비수인 이태석도 풀백이 아닌 윙백으로 나서 공격 상황에 더 높은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었고, 수비와 공격 모두 깊이 관여했다. 이태석은 수비수임에도 날카로운 왼발 킥 능력을 활용해 공격 시 크로스와 슈팅을 활발하게 시도했다.
경기 내내 왼쪽에서 크로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동경, 이호재(포항 스틸러스)가 아쉽게 마무리 짓지 못했지만 이태석의 활약은 눈여겨볼 만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이태석이 만들어준 결정적인 찬스를 이동경이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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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 중국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이태석. [사진=대한축구협회] 2025.07.08 thswlgh50@newspim.com |
작년 11월 대표팀에 승선한 후 이날 경기를 포함 A매치 5경기 연속 출전한 이태석은 번뜩이는 활약으로 대표팀 내 자신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 올렸다. 대표팀의 오른쪽 측면 수비는는 설영우(즈베즈다)가 사실상 자리 잡은 가운데 왼쪽 측면 수비수는 확고한 주전이 없는 상황에 경쟁에서 앞서가는 모양새다.
이태석은 경기 후 "조금 다른 위치에서 플레이하게 됐는데, 팀에서 요구하는 걸 잘 이행해야 내 또 다른 장점이 보여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잘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선수로서 한 경기에 모든 걸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쉬웠던 점들을 잘 분석해서 보완하겠다"라고 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동경이 경기 시작하면서 장점인 왼발로 득점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전반 주민규의 추가골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준비했던 것이 잘 나왔다"며 "반대 전환을 통해 이태석이 찬스를 만드는 것도 준비했던 패턴이었는데 집중력이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