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ETF 수익률, 신재생보다 10%p 높아
"李, 원전 산업 경쟁력·수출 유지 적극 추진"
"한국, 미국 원전 안보 강화 통한 수혜 기대"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자본시장은 원자력 발전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인다.
17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HANARO 원자력iSelect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38%로, 이는 전체 ETF 중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 상품은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 LS 일렉트릭 등 국내 원자력 발전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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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5.06.16 stpoemseok@newspim.com |
이 밖에도 ▲ACE 원자력테마딥서치(34%) ▲RISE 글로벌원자력(28%) ▲PLUS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24%) 등 원자력 ETF가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이에 비해 신재생에너지 ETF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RISE 수소경제테마 ETF의 수익률은 21%였는데, 이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PLUS 태양광&ESS(21%), TIGER Fn신재생에너지(19%), KODEX 신재생에너지액티브(17%) 등 신재생에너지 ETF도 좋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대체로 원자력 ETF에 비해서는 낮았다. 해당 상품들의 평균치로 보면 원자력 ETF(31%)가 신재생에너지 ETF(19%)보다 11%포인트(p) 높았다.
심지어 자금 유입 측면에서 보면 원자력 ETF가 신재생에너지 ETF를 웃돈다. 한 달간HANARO 원자력iSelect(755억원), ACE 원자력테마딥서치(33억원), RISE 글로벌원자력(305억원), PLUS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114억원)에는 총 120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반면 같은 기간 주요 RISE 수소경제테마에는 69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개인 투자자가 8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영향이 컸다.
비록 PLUS 태양광&ESS(37억원)·TIGER Fn신재생에너지(100억원), KODEX 신재생에너지액티브(305억원) 등 자금이 유입된 신재생에너지 ETF도 있었지만, 평균적으로 볼 때 원자력 ETF에 비해서는 낮았다.
이처럼 신재생에너지 ETF보다 원자력 ETF에 더 많은 자금이 몰리는 것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에너지 정책의 기조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정책 중심에 뒀는데, 시장 반응은 오히려 원전 중심으로 가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방향성과 정책 기조가 엇갈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결국 이재명 정부도 원자력 발전에 옹호적인 입장을 내비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져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벗어나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활용하는 실용적 에너지 믹스 전략을 채택했다.
더구나 새울·4호기, 신한울 3·4호기 등 기존에 추진 중인 원전 4기의 건설을 계속 진행하며, 신규 원전 부지 2곳도 예정대로 선정해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는 기존 원전은 계속 활용하고, 신규 대형 원전 및 SMR 건설도 병행하며, 원전산업의 경쟁력 유지와 수출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원자력 발전을 안보 문제로 인식하면서 국내 원자력 발전 기업의 수혜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현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원전 시장을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며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월드뱅크의 원전 지원 금지 조치를 해제하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동맹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월, 미국과 한국은 원전 수출과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팀 코러스(KORUS)'로 협업했다"며 "안보 패권을 되찾으려는 미국의 행보가 한국 원자력 발전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