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 발표
필로폰 사용, 2020년 대비 '59%' 감소
인천·경기 시화, 필로폰 사용 가장 많아
유동 인구 고려해 사용 지역 추적 강화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하수처리장의 시료를 채취‧분석한 결과,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가 5년 연속 감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전국 주요 하수처리장의 시료를 채취‧분석한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 코카인 등 불법 마약류 5년 연속 사용 감소…필로폰 사용, 59%↓
하수역학조사는 마약류 사용을 점검하기 위한 조사 기법의 일종이다.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의 양과 종류를 분석하고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한다.
하수역학을통한 코카인 등 불법 마약류 사용 추정량은 5년 연속 감소했다. 메트암페타민(필로폰), 암페타민, MDMA(엑스터시), 코카인을 포함한 불법 마약류 일일 사용 추정량을 보면 2020년 31.27mg, 2021년 30.57mg, 2022년 23.85mg, 2023년 20.30mg, 2024년 13.89m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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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은 매년 조사된 모든 하수처리장 34개소에서 검출됐다. 2024년 일일 사용 추정량은 9.86mg으로 2020년 24.16mg 대비 59% 감소했다. 엠페타민 일일 사용 추정량도 2020년 5.03mg에서 2024년 4.18mg으로 낮아졌다.
엑스터시 일일 사용 추정량은 2020년 1.71mg에서 2024년 0.62mg으로 감소했다. 다만 코카인 사용 추정량은 2020년 0.37mg에서 2024년 1.23mg으로 늘었지만 2023년 1.43mg에 비해 줄었다.
지역별 사용 추정량을 분석한 결과, 필로폰은 인천 또는 경기 시화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가 조사한 외국인 밀집 지역의 필로폰 사용추정량은 전국 평균 대비 약 141% 수준이다. 이는 외국인 마약 사범 증가 경향과 일치했다.
◆ 식약처, 마약류 분석 대상 200종으로…사용 지역 추적 강화
식약처는 앞으로 하수 역학 조사를 정교하게 추적하기 위해 분석 대상 성분은 마약류 15종에서 의료·신종 마약류를 포함해 200종으로 대폭 확대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는 배수 분구 중 10개 이상 지점에서 추가로 채수한다.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 경우 관련 건물 정화조 등에서 추가로 채수하여 추적성을 높일 예정이다.
마약류 중독자가 방문하는 의료기관과 연계해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다. 의료용 마약류의 인체 시료 분석 결과와 하수 역학 분석 결과를 비교·분석해 불법 마약류 사용량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중독자의 불법 마약류 사용을 감소시키는 방안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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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 인구와 사회·경제적 요소도 고려해 마약류 사용 지역 분포를 추정한다. 예를 들어 기존 방법은 A 지역에서 메트암페타민이 다량 검출되면 A지역 주민들의 마약 사용 추정량을 높게 산정했다.
앞으로는 20대 인구가 유흥 시설이 밀집된 상업 지구에서 주말 저녁 시간대 다수 유입됐다면 일부는 외부 유입 인구의 사용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전국 하수처리장 34개소 모두에서 5년 연속 불법 마약류가 검출됐다는 것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며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불법 마약 사용 근절에 나서고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오 처장은 "주요 불법 마약류 사용 추정량이 감소한 것은 수사나 단속을 강화하고 예방 교육 등의 효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지속적인 조사와 중독 예방·재활 활동에 힘써야만 비로소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당부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