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4일(현지시간)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해 "무례하고 경솔하다"고도 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의 완전 폐기와 농축 우라늄 전량 해외 반출 등을 주장하는 미국의 핵 협상안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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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4일(현지시간) 1979년 이슬람 혁명의 지도자인 루홀라 호메이니 아야톨라 사망 36주년을 맞아 테헤란 남부 호메이니 기념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메네이는 이날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을 이끈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사망 36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의 핵 제안은 우리 국가의 자립에 대한 신념과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원칙에 어긋난다"며 "독립이란 미국이나 그 비슷한 나라들의 승인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제안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의 이상에 100% 반대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라늄 농축 문제는 이란의 에너지 독립 추구에 여전히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이어 "어떤 사람들은 이성이란 미국에 머리를 숙이고 압제적인 권력에 항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이성이 아니다"라며 "이란이 농축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왜 (미국이) 개입하느냐"고 했다.
그는 "우라늄 농축이 없으면 원자력 발전소 100개가 있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지난 3일 핵 무기 개발 의도를 부인하면서도 "이란은 국가로서의 과학과 핵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이란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대량살상무기를 확산시키고 있으며, 치명적인 무기로 (중동)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이란의 핵무기 관련 결정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이란과의 논의에 참여할 것이며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지난 2일 이란이 미국의 핵 협상 제안 내용을 거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고위 외교관은 로이터 통신에 "이란은 미국의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작성 중"이라며 "이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논의를 시작할 가치도 없는(non-starter) 제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