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사법 행정 완전 장악...상법 노란봉투법 처리할 듯
11개 혐의 5개 재판 중단 가능성...30조 추경도 추진
국힘 친한계·소장파 등 쇄신파와 친윤계 당권 한판승부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낙승함에 따라 정국 지형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자는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 등 3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역대 최강 권력이다. 말 그대로 헌법 개정 말고는 모든 걸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브레이크 없는 전차와 같다.
이런 여권에 맞서야 하는 야권은 무기력하다. 지리멸렬하다. 당장 진로조차 불투명하다. 당권의 향배를 놓고 쇄신파와 친윤(친윤석열)계가 격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수 진영의 재편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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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된 가운데 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들어서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25.06.04 pangbin@newspim.com |
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상당 기간 여권의 독주가 예상된다. 사실상 일방통행이다. 야당 시절 대통령의 거부권(재의 요구권)에 막혔던 법안들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당선자에 대한 재판도 멈출 개연성이 다분하다. 30조 이상의 추가경정예산 등이 조기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선 과정에서 약속했던 각종 법안의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는 완전히 장악한 상태다. 범여권의 의석이 190석이다. 이 정도 의석이면 헌법 개정(200석) 말고는 모든 게 가능하다. 이제까지 걸림돌이었던 대통령 거부권에 막힐 일은 없다. 거부권은 이재명 당선자의 손에 있다.
이 당선자의 당 장악력은 확고하다. 민주당은 경제계에서 반대하는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을 밀어붙일 태세다. 이 당선자가 대선 기간에 처리를 약속한 법안들이다. 정부가 반대하는 양곡관리법도 저울질하고 있다. 수조 원의 재원이 든다는 점이 부담이다.
민주당은 우선 처리 법안의 목록을 정해 신속히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정하면 그게 사실상 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막을 힘이 없다. 입법의 일방통행이 현실화한 것이다. 일각에서 입법 독주와 함께 거대 여당이 대통령의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올 정도다.
여권은 사법부도 사실상 장악했다. 대선 과정에서 이미 이재명 당선자의 재판이 중단됐다. 이 당선자는 11개 혐의로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불기소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의 해석을 놓고 논란이 계속돼 왔지만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재판은 모두 임기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내란 혐의에 대한 특검과 수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전 대통령 대행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출국금지 된 상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국민의힘 의원 일부도 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정책의 강드라이브도 예상된다. 우선 대규모 추경 편성에 나설 것이다. 추경 규모는 30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가 어렵고 특히 내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국민에게 25만 원을 주는 이재명표 기본소득도 추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리멸렬한 야당은 위기를 맞게 됐다. 쇄신이냐 보수 재편이냐의 갈림길에 설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당장 진로를 놓고 갈등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의 친한계와 중도의 안철수 의원, 김용태 김재섭 의원 등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혁신의 길로 나갈지, 아니면 친윤(친윤석열)계가 다시 똘똘 뭉쳐 도로 친윤당으로 갈지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국민의힘이 혁신의 길로 갈 경우 분열 없이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친한계와 안 의원, 소장파가 당의 전면에 나설 개연성이 다분하다. 이 과정에서 친윤계는 2선 후퇴할 수밖에 없다.
쇄신파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완벽하게 절연하고 합리적 보수로 당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다. 쇄신파 주도의 당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새로운 인물 영입 등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 준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가 쇄신 대신 당 장악에 나선다면 심각한 갈등이 불가피하다. 친한계와 중도파, 소장파와 당권을 놓고 일전을 치러야 한다. 친윤계가 당권 장악에 나설 경우 대표로 친윤이 아닌 대리인을 밀 가능성이 높다. 친윤계가 승리하면 사실상 도로 친윤당이 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당권 갈등이 심화하면 극단적으로 당이 분열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친윤계와 쇄신파가 갈라서는 경우다. 당 밖의 이준석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을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은 당내 쇄신파와 색깔이 비슷하다. 쇄신파와 이들이 뭉치는 상황까지 가게 되면 보수는 친윤계 중심의 당과 보수 쇄신파의 당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외부의 힘에 의해 국민의힘이 강제 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이 내란의 책임을 규명하는 내란 특검을 통해 헌법재판소에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를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헌재가 해산을 결정하면 국민의힘은 해산되고 자연스럽게 '헤처 모여'가 이뤄지게 된다. 헌재의 결정으로 2014년 통합진보당이 해산됐다.
3권을 장악한 여권의 강력한 집권 드라이브 속에서 분열 위기를 맞고 있는 무기력한 야권이 어떻게 진로를 결정할지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