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인턴기자 = 메이저리그(MLB)에서 88홈런을 터뜨린 거포가 류현진을 무너뜨렸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3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위즈덤의 동점 홈런을 앞세워 5-3으로 역전승을 기록했다.
이 경기에서도 위즈덤의 활약이 돋보였다. 2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한 위즈덤은 6회 초 동점 솔로 홈런을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만점 활약하며, 팀의 4연패를 끊는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한화의 선발 투수인 류현진을 만나 홈런을 했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2년 전 메이저리그(MLB)에서 위즈덤은 류현진에게 힘을 못 썼었다. 당시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던 위즈덤은 토론토 원정에서 선발 등판한 류현진을 두 차례 상대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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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남정훈 인턴기자 = 3월 30일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류현진 상대로 솔로 홈런을 기록한 위즈덤이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2025.03.30 photo@newspim.com |
이번 한화와의 경기에서도 첫 번째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각각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나 약점을 노출했지만, 세 번째 타석은 달랐다. KIA가 1-2로 뒤진 상황에서 6회 초 선두타자로 나온 위즈덤은 초구 몸쪽 낮은 커터를 피한 뒤, 2구째 몸쪽 낮게 들어온 커터를 제대로 퍼 올리며 비거리 125m의 초대형 홈런을 기록했다.
이번 홈런을 포함해 한화와의 주말 시리즈 3연전(3월 28~30일)에서도 한화의 선발 투수(폰세-와이스-류현진)에게 모두 홈런을 기록한 위즈덤은 8경기 4홈런을 쏘아 올리며 문보경(LG 트윈스)과 홈런 공동 선두를 이뤘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물러난 후에도 위즈덤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팀이 4-2로 역전한 7회 2사 3루 상황에 타석에 올라 선 위즈덤은 한화 좌완 조동욱의 4구째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공략하며, 3루수 옆을 빠지는 적시타로 연결했다.
위즈덤은 경기 후 "세 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는 사실보다 팀의 연패를 끊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행복하다. 팀의 모든 선수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해줬고, 선수들의 컨디션이 돌아온 것 같아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서 "오늘 승리가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다음 주에 열릴 홈경기도 잘 준비하겠다. 실력 있는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어 기쁘고, 더욱 좋은 팀 성적을 위해 앞으로 맡은 자리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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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남정훈 인턴기자 = 3월 30일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솔로 홈런을 기록한 위즈덤이 팀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2025.03.30 photo@newspim.com |
이날까지 위즈덤은 8경기에서 타율 0.292(28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또 7안타 중 4개의 안타를 홈런으로 연결했다. 말 그대로 쳤다 하면 홈런이었다.
위즈덤은 파워뿐만 아니라 선구안도 개선됐음을 보여줬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MLB) 통산 132개의 볼넷을 골라내는 동안 무려 540개의 삼진을 당하며 최악의 선구안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시즌 한국프로야구(KBO)에 입성한 후 9개의 볼넷(리그 최다)을 얻어내는 동안 단 6개의 삼진만 당했다.
아직 개막 후 8경기를 치른 시즌 극초반이지만 위즈덤은 홈런(4개), 볼넷(9개) 공동 1위, 장타율(0.833) 2위, OPS(1.304) 3위로 벌써 순위표 위쪽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MLB) 출신 특급 외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위즈덤은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며 KIA를 이끌고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