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정협의회 개최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비롯해 반도체 특별법, 연금개혁 등의 2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무산됐다. 여야는 오는 28일 예정된 국정협의회에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회의에 상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야 간 이견을 보이는 쟁점 법안인 만큼 협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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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장에서 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명태균 특검법)이 가결되고 있다. 2025.02.27 pangbin@newspim.com |
우 의장은 "(상법 개정안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니까 협의하라는 것"이라며 "(데드라인을) 지금 정하기는 그렇고 협의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상법 개정안은 전날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는 '기업 밸류업'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으로 꼽힌다.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의 비례적 이익과 회사'로 확대했다. 다만 경제계는 일반 주주의 범위가 너무 넓어 모든 주주의 이익을 충족시키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우 의장이 본회의에 상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 몽니에 편들어주는 것"이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달 5일 임시회가 개회하면 6일이든 13일이든 매주 목요일에 본회의를 열어 상법 개정안을 처리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바"라고 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비롯해 반도체 특별법, 연금개혁 등 상법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이날 본회의 문턱을 통과하지 못한 주요 쟁점들은 28일 국정협의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우 의장은 "우선 여야가 충분히 합의해서 타결되는 것이 가장 좋다"며 "(합의가) 안 될 경우 국민들이 겪고 있는 민생의 고통이 크고, 더이상 방치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최소한 추경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새로운 방안(중재안)을 내는 것까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금개혁에 대해 여야는 보험료율(내는 돈)을 현행 9%에서 13%로 인상하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42~43%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44~45% 수준으로 소득대체율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가 제안한 자동조정장치(출산율, 기대수명, 경제성장률에 연동해 수령액을 달리하는 제도)를 두고 민주당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태도지만, 정부가 조건부로 국회 승인을 얻어서 실시할 근거를 마련해달라고 할 경우 검토해볼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단 모수개혁부터 우선 합의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반도체 특별법은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두고 공전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에 민주당은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반도체 특별법에는 반도체 산업 지원책은 포함하되 노동시간 관련 조항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 지정 시 야당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표결까지 최장 330일이 걸린다.(상임위 심사 180일·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90일·본회의 부의 후 최장 60일) 이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히려 슬로우트랙이자 국민을 속이는 민주당 트릭"이라며 "하루 24시간, 365일 초경쟁 체제에 돌입한 반도체 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330일은 운명을 바꿀 만큼 너무 늦은 시간"이라고 꼬집었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