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커스토리] 고객 중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비중 87%
中企 특화 플랫폼 'IBK 연금Easy'로 고도화
적립금 금융권 5위, IRP 등도 수익률 약진 주목
기업은행 특성 살린 맞춤형 서비스로 점유율 확대
뉴스핌 월간 안다 2025년 1월호에 실려 기출고된 기사입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18일 연금관리 플랫폼 'IBK 연금Easy'를 출시했다. 중소기업(중기)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고객이 퇴직연금을 쉽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특화된 기능과 서비스가 핵심이다.
전체 고객 중 1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비중이 60.4%, 30인 미만 비중은 87.5%에 달하는 기업은행은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퇴직연금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맞춤형 전략을 바탕으로 명실공히 중기 특화 퇴직연금 명가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김명규 연금사업부 퇴직연금자산관리팀장은 "중소기업 전문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정체성을 고려해 중기 근로자들이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양질의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명규 IBK기업은행 연금사업부 퇴직연금자산관리팀장. 2024.12.05 choipix16@newspim.com |
◆30인 미만 사업장 고객이 87%, 맞춤형 서비스 강화
2008년에 입행해 10년 넘게 자금운용부에서 근무한 김 팀장은 2019년부터 퇴직연금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2022년 1월 팀장으로 승진한 후 기업은행 퇴직연금 사업 전반과 이번 연금Easy 플랫폼 프로젝트를 실무 총괄했다.
기업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의 강자다. 3분기 기준 적립금 운용 규모는 26조2000억원으로 전체 금융권 사업자 43곳 중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중기 고객 비중이 높은 확정기여형(DC) 적립금은 12조4000억원으로 전체 3위다. DC 수익률도 은행권 3위로 선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형(IRP/원리금보장형)에서 수익률 1위에 오르는 등 약진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최고 등급 신용도인 AA-를 유지하는 등 안정성 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 팀장은 "4월부터 수수료 부과 기준 개편으로 창업기업 및 소상공인 감면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퇴직연금 다이렉트 업무지원을 통해 영업점을 거치지 않고 주요 업무를 진행할 수 있으며, 전문 컨설턴트가 적립금 운용현황 분석과 운용방법 등을 제시하고 정기적으로 사후관리를 위한 리밸런싱 등 밀착관리 상담을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퇴직연금은 노후 소득을 보장하고 장기간에 걸쳐 적립되면서 운용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정성과 수수료율, 고객상담 및 자산관리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행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중기 특화 플랫폼 'IBK 연금Easy'로 사업영역 확장
기업은행은 연금Easy 출시를 계기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IBK 앱(i-ONE bank) 내에서 연동이 가능하도록 해 편의성을 강화했다. 김 팀장은 "퇴직연금은 수익률이나 운용방식, 복잡한 세제 혜택 등 어렵고 까다롭다는 인식이 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최대한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접근성을 높였다.
기업은행의 주요 고객인 중기 근로자에게 특화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기존 텍스트 위주의 화면을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화면으로 구성했다. 메뉴 및 그래프, 도표 등 시각적 디자인을 적용해 연금자산 현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상품 즉시 매수·매도 기능을 신설했다. 고객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함이다. 또한 연금자산 관리를 위한 콘텐츠 구독 서비스 역시 은행권 최초로 마련했다. 금융시장 전망, 에세이, AI지수 예측 등 연금 관리에 필요한 콘텐츠를 월간 또는 분기 단위로 제공한다. 내년에는 AI 포트폴리오, 연금 특화, 테마형 포트폴리오 등도 추가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명규 IBK기업은행 연금사업부 퇴직연금자산관리팀장. 2024.12.05 choipix16@newspim.com |
김 팀장은 "연금Easy가 퇴직연금을 쉽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란 인식을 고객들에게 심어줌으로써 기업은행 퇴직연금의 고유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명확한 기준으로 노후설계, 검증된 수익률로 승부
퇴직연금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김 팀장은 고객이 자신의 상황과 목표에 맞는 '기준'을 스스로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안정성보다는 고수익에 집중할지, 원금이 보장되는 범위 안에서 전략을 세울지 정도는 확정해야 맞춤형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국내 퇴직연금 장기 수익률은 2% 수준인데 미국은 10%다. 국내는 원리금보장형 운용 비율이 89%에 달하지만 미국은 60% 이상이 주식(투자상품)이기 때문이다. 수익률은 결국 손실 위험성을 어느 정도까지 감수하느냐다. 자신의 상황에 맞도록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안정성은 은행권, 수익률은 증권사라는 인식이 있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편견'이라고 짚었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 퇴직연금 운용을 선택할 때는 세밀한 지표를 모두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적립금 상위 10개사 중 최근 5년 연평균 수익률 9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4.45%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이 너무 커 전체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공격적인 상품 운영에서도 최상위권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퇴직연금 갈아타기(현물 이전) 시행 이후 증권사와의 경쟁에서도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는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약 380조원. 안정적인 노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10년 후에는 940조원 규모가 예상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연금Easy 플랫폼 출시를 발판으로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팀장은 "과도한 마케팅이나 홍보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검증이 가능한 실적으로 승부하고 있다"며 "고객들 스스로 찾고 선택하고 또 떠나지 않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