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제연구소 랜섬 밀러 연구원 기고..."金, 회담 복귀 열망 낮아"
"트럼프, 우크라 당분간 지원...관세는 멕시코 캐나다 부터" 전망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관계 개선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북미 간 대화 재개와 긴장 완화가 조기에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연구소(IGA)의 랜섬 밀러 연구원은 23일(현지 시간) 정치 전문 매체 더 힐에 기고한 '트럼프 외교 정책 첫 달, 예상되는 6가지 변화'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랜섬 연구원은 '북한 데탕트(긴장 완화)는 없다'는 소제목을 통해 트럼프 2기 정부 초기 북미 관계를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가 2017년 취임했을 때 북한 문제는 외교 정책 우선 순위 목록에 있었다"면서 "(당시)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는 특별히 가까웠지만, 이번 임기에서는 그런 관계가 이전만큼 그렇게 의미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왼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 중 하나이며, 2010년대 후반에는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과도 외교적으로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면서 "이 시기에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밀러 연구원은 그러나 "오늘날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은 성장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군대까지 배치했다"면서 "더 많은 파트너와 더 공고해진 핵 지위가 확보됐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지난번에 거의 결실을 맺지 못했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복귀하기를 열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는 김정은과 매우 우호적이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제 그는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다. 우리는 잘 지냈다.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기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주고,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협상에 끌어들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여러 북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화해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핵 능력을 증대시키고 러시아를 동맹으로 끌어들인 김 위원장이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협상 테이블에 쉽게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해 왔다.
한편 밀러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지만, 러시아에 대한 협상 압박 등을 고려해 당분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가 취임 직후 보편 관세 도입을 공약에 내걸었지만, 통상 정책 전체를 뒤바꿀 수 없기 때문에 이웃 나라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한 달 안에 먼저 관세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는 대중 정책과 관련,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를 최우선 외교 정책을 삼고 강력하게 대응하는 기조는 이어지겠지만, 중국을 협상으로 끌어내기 위한 기회까지 차단할 정도로 몰아붙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에 대해 '서두르되 기다릴 것'이라고 표현했다.
밀러 연구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 반환,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와 캐나다의 미국 편입 방침을 천명하긴 했지만, 임기 첫 달부터 이를 실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또 시리아를 철권 통치했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가 붕괴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한 달 안에 시리아에 대한 제재 해제나 완화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