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 됐는데"...지가·임대료 상승에 서울 주요지역 매장 줄줄이 폐점
안동·안성 등 지방 출점 늘렸지만...'500호점 목표' 사실상 제자리걸음
2019년 이후 줄곧 적자...새 주인 맞은 맥도날드, 효율화에 방점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한국맥도날드가 청담동, 학동, 목동, 쌍문동 등 서울 주요 지역에 위치한 매장을 최근 줄줄이 폐점했다. 대신 안동, 군산, 안성, 울산 등 지방 출점은 늘렸다. 지난해 2030년까지 100개 매장을 추가해 500호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걸은 셈이다. 만년적자 속에서 새 주인을 맞게 되면서 '효율화 작업'에 보다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12월 청담DT점, 목동 파리공원점을 폐점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학동역점 영업을 종료했고 7월과 6월에는 쌍문DT점, 양천구청점 등을 순차적으로 닫았다.
주로 서울 주요지역에 위치한 해당 매장들은 오랜 기간 영업하며 지역민들에게 동네 맛집, 만남의 장소로 기능했다. 폐점 직전까지도 장사가 잘 되는 매장으로 손꼽혔던 것으로 알려진다. 익숙한 맥도날드 매장이 문을 닫자 서울 인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12월 폐점한 청담DT점. [사진= 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
반면 서울 외 지역 중심의 출점은 늘렸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상반기 고양덕이DT점, 강릉송정DT점, 안동DT점, 안성공도DT점, 군산조촌DT점, 울산서동DT점 등 6곳의 DT 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수원탑동 DT점과 동탄2 DT점을 추가로 오픈했다.
맥도날드가 서울 지역 매장을 정리한 것은 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파악된다. 매장 부지 가격이 높거나 임대료가 크게 뛴 곳들을 중심으로 매각 또는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일례로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 강남구 중심가에 있던 '청담DT점' 매장을 매물로 내놨다. 한국맥도날드 소유였던 해당 부지는 같은 해 11월 729억원에 매각이 완료됐다. 그 외 폐점 매장들도 대부분 높은 임대료 등으로 매장을 정리한 사례다.
지난해 9월 중동의 카타르 기업 '카말 알 마나(알 마나)'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되면서 사업 효율화에 보다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알 마나 입장에서는 한국맥도날드의 '만년적자' 탈피가 숙제다. 미국 본사로 전달하는 로열티 부담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맥도날드가 보유한 매장 등 자산의 근본적인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관련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19년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년 매출은 올랐지만 높은 로열티 비용에 원가 상승 타격 등으로 손실이 지속돼 2023년 말까지 누적 결손금이 3586억원에 달한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9월 30일 카타르 기업 '카말 알 마나(Kamal Al Mana, 이하 알 마나)'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 한국맥도날드] |
수익성 개선을 위한 가격인상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최근 3년여간 맥도날드를 비롯한 햄버거업체들이 6개월 주기로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5월 16개 품목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으며 같은 해 하반기에는 매장과 배달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바 있다.
맥도날드가 지난해 공언한 '2030년까지 100개 매장을 추가 출점해 총 500호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순항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기존 맥도날드 매장은 약 400곳으로 500호점을 달성하려면 100개 매장을 추가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 외 지역의 신규 매장 출점을 늘렸지만 비슷한 수의 매장을 철수하면서 매장 증감효과는 사실상 제로(0)에 수렴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올해부터 2030년까지 매년 20곳의 매장을 추가 출점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맥도날드가 500호점 목표 달성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맹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매장 개점 및 폐점은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상시 검토되고 있으며 폐점 사유는 각 매장 별 상황에 따라 상이하다"며 "한국맥도날드는 올해도 2030년까지 전국 500개 매장이라는 목표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