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시인 김사인 시 해설집 <김사인 다시 읽기-이종민 엮음> 출간
경기 광주, 전북 익산, 경남 창원, 경북 포항·구미 등 전국 각지서 모여
[대구=뉴스핌] 김용락 기자 =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 빈 호주머니여 /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 그간의 일들을 /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김사인 시 '코스모스' 전문)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의 시인, 작가, 시낭송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IT와 영상 중심의 시대에 문학의 본질과 한국문학의 활로를 모색하는 이색적인 북토크가 지난 2일 오후 7시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쎄라비 카페'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대구의 심심서점(대표 최호선)의 주최로 충청북도 보은 출신의 한국 문단의 중견 시인인 김사인 시인(전 동덕여대 문창과 교수)을 초청하면서 비롯됐다.
[대구=김용락 기자]김사인 다시 읽기 북토크 장면. 김사인 시인과 김완준 진행자 2024.12.03 yrk525@newspim.com |
김사인 시인과 대학 동기이자 절친인 전라북도 완주 출신의 영문학자 이종민 교수(전북대 명예교수)가 김사인 시인의 시에 대해 한국문단의 시인, 문학평론가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김사인 시인의 시에 해설을 붙여 펴낸 <김사인 함께 읽기-이종민 엮음>(모악)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진행해 나갔다. 사회는 소설가이자 모악출판사의 김완준 대표가 맡았다.
이날 경남 창원에서 온 성공회 성요한 신부는 김사인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직접 불렀고 경기도 광주, 전북 익산, 경북 포항·구미 등 전국에서 모여든 문학애호가들이 김사인 시인의 시를 직접 낭송해 60여 명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북토크에서 김사인 시인은 "이종민 교수가 만든 <김사인 함께 읽기>에 실린 자신의 시는 별 거 없는 그냥 재료일 뿐이고, 비평가로 참여한 분들의 글쓰기가 재미있고 문학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히면서 행사가 열린 대구라는 지역이 한국문학과 사상사에서도 결코 만만찮은 도시라고 주장했다.
이장희, 이상화, 이육사 시인을 비롯해 1960년대의 유치환, 조지훈, 김동리, 김춘수 등을 언급하고 이어 자유시, 반시, 오늘의 시, 분단시대, 시와반시, 사람의문학 등 시인과 문학동인, 문예지등에 대해 두루 소견을 밝혔다.
[대구=김용락 기자]<김사인 다시 읽기-이종민 엮음> 책 표지. [사진=뉴스핌]2024.12.03 yrk525@newspim.com |
무엇보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1920~30년대 이 지역 출신의 김남수, 김재봉, 권오설을 비롯한 사회주의자들과 1960~70년대 통혁당, 인혁당, 남민전 등과 박정희 대통령의 형 박상희, 황태성, 김종필 등 대구지역 변혁운동사에 대해 열변을 토할 때였다. 관객들은 모두 숙연한 표정으로 그의 강연에 몰두했다.
김사인 시인은 "대구의 10월 항쟁과 한국전쟁 전후, 그리고 근현대사에 진영 간의 갈등으로 이쪽 저쪽 모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런 역사가 집적된 곳이 대구이고 서로 상처를 주고 받았는데 이제는 화해하고 통합해야 할 때라면서, 이 지점에서 문학이 할 역할이 분명 있을 것이다"라면서 강연을 끝냈다.
이날 참석한 신기훈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장은 "김사인 시인의 강의가 그 분의 알려진 인품대로 따뜻하면서도 격이 높았다. 대구경북민들의 삶의 방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자리이자 자양분의 뿌리가 될 내용이어서 감명 깊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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