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곡하게 들어찬 도시에 삶의 애환을 담는 독특한 화풍
12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전시회
[서울=뉴스핌] 장환수 기자= 큼지막한 캔버스에 도시의 풍경이 한 치의 여백 없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네댓 번씩 덧칠해 두꺼운 질감으로 표현한 작품은 도시인의 삶과 애환을 담고 있다. 대형 항공사진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진이 표현하지 못하는 삶의 향기가 진한 물감 냄새 속에 배어 있다.
송지연 작가는 20년 가까이 삶의 가장 작은 단위인 집을 고집스럽게 그려왔다. 처음엔 그가 살던 서울 강동구 주택가였고 강남, 잠실, 여의도 등을 거쳐 전국의 도시를 화폭에 담았다.
송지연 작가. [사진=송지연] |
송지연 작가 개인전 안내 포스터. 작품 '같이 바라보다'(91x91cm) [사진=송지연] |
송 작가는 "집을 통해 이웃의 일상을 바라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살아가는 낯익은 도시를 '바라보고' '기억한 뒤' 다시 머릿속에서 끄집어내 캔버스에 담는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날 그때의 기분에 따라 새로운 색채가 작품에 덧씌워진다.
기억 속 도시의 모습은 이제 단순하고 사실적인 공간이 아니다. 작품 속 풍경엔 작가의 주관과 감정이 들어 있다. 이를 바라보고 또 기억하는 이들은 자신만의 느낌으로 작품을 감상하면 그만이다.
작품 '흩날리다'(91x91cm) [사진=송지연] |
작품 '먼 곳을 바라보다'(162.2x97cm) [사진=송지연] |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송 작가의 13번째 개인전 '기억하다, 바라보다'가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선화랑으로선 2015년 '그곳을 바라보다'와 2018년 'One's home'에 이은 송 작가의 세 번째 전시회다.
이번 전시에선 송 작가의 대표작인 도시 풍경과 함께 지난 겨울 체류했던 제주 생활 중에 가슴속에 담아둔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강풍과 혹한, 폭설을 견뎌내는 제주 바다와 숲, 어촌 풍경은 그동안 송 작가가 그려온 도시의 삶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작품 '그 빛을 보다'(116.8x91cm) [사진=송지연] |
작품 '바라보다-한라'(72.7x72.7cm) [사진=송지연] |
선화랑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이며 일요일과 성탄절은 휴관한다.
송 작가는 1981년 생으로 선화예고, 홍익대 회화과 학사‧석사를 거쳐 2006년 아카서울갤러리에서 첫 전시회를 열었다. 제30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부문 우수상, 단원미술제 우수상, 제4회 서울미술대상전 특선, 제9회 나혜석 미술대전 입상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영은미술관, 골드라인그룹, 삼성인력개발원, 홍콩 하버시티그룹, 아트비타, 한화리조트 63미술관, 경기도미술관, 태성문화재단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