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부산 플라스틱 협약 난항…연내 타결 못하고 회의 연장 가능성

기사입력 : 2024년11월21일 10:49

최종수정 : 2024년11월21일 10:49

플라스틱 생산량 2019년 4.6억톤→2060년 12.3억톤
폐기물량, 같은 기간 3.5억톤→10.1억톤 '3배 급증'
부산서 플라스틱 협약 성안 위한 마지막 회의 개최
중국·산유국 반대 거세…선언적 수준 합의 전망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플라스틱 생산량과 폐기물이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 열리는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플라스틱 협약'의 마지막 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9년 전 세계가 만든 플라스틱은 4억6000톤으로 집계하고, 현 추세대로 증가한다면 2060년에는 12억톤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4억6000톤은 500㎖ 생수병을 38조개 이상 만들 수 있는 정도다. 

국제 사회는 플라스틱 협약을 마련해 오염을 줄여야 한다는 것 자체는 동의했으나, 구체적인 감축 방법 마련에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중국이나 산유국이 포함된 플라스틱 생산국은 석유 등 화석연료에서 곧바로 만들어지는 1차 플라스틱 감축에 대해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초 약속대로 연내 타결이 어렵고 회의가 내년 이후로 연장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 500㎖ 생수병 38조개로 지구에서 태양까지 54번…플라스틱 대응의 시급함

21일 OECD의 '2022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가 생산한 플라스틱 양은 4억6000톤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500㎖ 생수병 1개의 무게가 약 12g인 점을 고려하면, 2019년에는 생수병 38조3333억3333만3334개가 생산된 셈이다.

500㎖ 생수병 높이는 21㎝ 정도다. 38조3333억개 이상의 생수병을 한 줄로 정렬하면 80억5000만㎞ 이상의 줄이 만들어진다.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는 약 1억5000만㎞이므로, 2019년 생산된 플라스틱 양만큼 500㎖ 생수병을 만들어 줄을 세우면 지구에서 태양까지 54번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나온다.

1950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150만톤이었다. OECD는 현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40년 7억3600만톤으로 2019년 대비 69% 급증하고, 2060년에는 12억3100만톤 정도로 2019년의 3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12억3100만톤 규모의 500㎖ 생수병을 줄 세운다면 지구와 태양을 144번 정도 오갈 수 있다.

아이티 카프아이시앵(Cap Haitian) 해변에 널려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플라스틱 생산물은 대부분 버려진다. OECD는 2019년 플라스틱 폐기물이 3억5300만톤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2040년과 2060년 폐기물은 각각 6억1700만톤, 10억1400만톤으로 생산량과 비슷한 증가세를 그릴 것으로 관측됐다. 버려진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비중은 극히 작다. 2019년 기준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9%로, 절반은 매립되고 19%가 소각된다.

플라스틱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매립된 경우 분해되기까지 500년 이상 걸린다. 2019년 플라스틱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8억톤에 달했는데, 2060년에는 43억톤으로 증가한다는 분석됐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플라스틱 분야 온실가스의 85%는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고, 99%의 플라스틱이 화석 연료에서 만들어진다. 재활용 등 처리를 잘하는 것을 넘어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하는 이유다.

◆ 국제 사회, 플라스틱 협약 이견 못 좁혀…부산 플라스틱 협약 중요한 이유

국제 사회는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약속을 현재 마련하고 있지만, 산유국 등 플라스틱 생산국의 거센 반대가 이어지면서 협약 성안은 난항이 예상된다.

170여 개국은 지난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해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을 2024년까지 성안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일명 '플라스틱 협약'으로 불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정부간협상위원회(INC) 1~4차 회의가 앞서 우루과이·프랑스·케냐·캐나다에서 진행됐다.

마지막 회의인 INC-5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부산에서 열린다. 한국 정부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을 수석 대표로 하는 정부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플라스틱 협약의 최대 쟁점은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제한이다. 1차 플라스틱 폴리머는 기존 플라스틱 제품을 재활용한 게 아닌, 화석 연료에서 곧바로 만든 새 플라스틱을 말한다.

환경부는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설명회를 열고 "플라스틱 원료물질 생산 규제를 두고 (플라스틱) 소비국과 생산국 간 대립이 첨예해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협약 초안이 당초 33쪽에서 77쪽까지 늘어나는 등 여러 의견이 하나로 모이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소비자기후행동과 서울iN아이쿱생협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1월 열리는 국제플라스틱 협약을 앞두고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촉구하고 있다. 2024.10.07 yooksa@newspim.com

참여국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뉜다. 중국과 산유국이 포함된 플라스틱 생산국 그룹은 원료 생산규제를 반대한다. 협약 내용에서 1차 플라스틱 폴리머 관련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편에는 유럽연합(EU)과 라틴아메리카 등이 있는 플라스틱 소비국이 있다. 이들 그룹은 협의문에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을 40% 감축하는 등 정량적인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미국 등 중간국은 국가별 자율 조치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경우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플라스틱 생산국이자 소비국에 해당하고, 뚜렷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으나 유럽 등이 주도하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야심찬 목표 연합'(HAC) 소속으로 성안에 의지가 있는 국가로 분류된다.

앞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이달 4일 기자간담회에서 플라스틱 협약 관련 한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자 "(플라스틱 생산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할 수만 있다면 (플라스틱 생산을) 확실하게 줄이는 방향으로 하고 싶다.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얘기를 더 해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 간 이견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INC 의장인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주영국 에콰도르 대사는 최근 협상 촉진을 위해 우선 간단한 선언적 수준의 합의를 이루고, 구체적인 내용은 점차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대부분 국가는 의장의 제안을 수용했지만, 생산국 그룹은 원료 제한 관련 조항 삭제와 함께 2025년 내년까지 추가 협상을 요구하는 상태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도 의장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국가 중 하나"라면서 "협약이 타결될 수 있도록 모든 국가가 수용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단순히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전반의 구조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사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유리기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기판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대면적 적용 시 휨 발생과 평탄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LP(패널 레벨 패키징) 및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징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수율 문제와 패턴 왜곡 현상을 해결하고, 이론적으로는 칩의 패키징 두께를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1억달러(약 10조 3063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12조 1934억원)로 18%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AI 등 차세대 기술 활용을 위해 고성능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그린 유리기판의 모습. [사진=챗GPT] 국내 기업들도 유리 기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 유리 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연간 7만2000㎡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또한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도 FO-PLP 및 유리기판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나인테크는 열팽창 계수의 변화에 따른 기판의 휨 현상을 핸들링하고, 기판 두께가 얇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장비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향후 수요에 대비해 생산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지난 3년간 FO-PLP에 적용되는 모든 WET STATION 장비를 해외 반도체 회사와 글라스 코어기판 회사에 납품해왔다. 과거 레퍼런스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 시설까지 증설된다면 유리 기판 관련 매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PLP 장비 납품 경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R&D 투자를 통해 PLP 및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나인테크가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2025-02-06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