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1개월간 휴전하고 인질 8명 데려오는 협상안 제시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철수로 이어진다면 휴전과 관련된 모든 아이디어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이날 AFP에 "우린 아직 어떠한 포괄적인 제안도 받지 못했다"면서도 "궁극적으로 전쟁을 종식시키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이뤄질 수 있다면 모든 아이디어나 제안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14일 북부 레바논 아이투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차량들 [사진=로이터] |
그는 "이집트와 카타르가 중재자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그들에게 이스라엘이 휴전에 동의하고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포로 교환 협상에 동의한다면 우린 (협상에)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교환을 위한 협상 분위기가 다시 무르익고 있다. 특히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가 지난 16일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되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협상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이스라엘 해외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 등은지난 지난 27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향후 협상 재개 문제를 논의했다.
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8일 이스라엘 인질 4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여러명을 교환하고 이틀간 휴전을 실시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하마스가 미국 등 중재국과 이스라엘로부터 휴전과 인질 석방 관련된 협상을 제안받았다"면서 "앞으로 며칠 내에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휴전과 포로 교환을 위한 새로운 제안을 논의하자는 중재자들의 요청과 관련해 내부 회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 등을 주장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이런 조건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리쿠드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하마스는 우리가 충족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포로를 석방하는 것 이외에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양보는 제한적인 휴전"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측은 이번 협상 재개를 앞두고 1개월 간의 휴전을 조건으로 8명 이상의 인질을 데려오는 협상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AFP 통신에 "협상안은 한 달 미만의 단기 휴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고, 미국 관계자들은 "단기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더 영구적인 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