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대 의원 "역외 재산이전 통한 증여세 회피…탈루 혐의 집중 단속해야"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증빙 서류 없이 해외로 나간 돈이 5년간 22조원에 달하면서 국세청의 역외탈세 모니터링 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증여성 해외송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6월) 해외 이전거래를 통한 단발성 해외송금 규모가 약 163억3000만 달러(한화 약 22조2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성 해외송금이란 국내 거주자가 국외 거주자에게 개인적으로 송금하는 거래를 의미하며 현행법에 따라 연간 10만 달러 이내 송금은 증빙 없이도 허용된다. 단 1회 1만 달러 이상 또는 연간 누계 1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 국세청에 통보된다. 탈세와 자산은닉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국가별 증여성 송금 규모 현황 [자료=신영대 의원실] 2024.10.29 plum@newspim.com |
신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이러한 방식으로 송금된 금액은 연평균 약 5조원으로 2020년 5조 1600억원, 2021년 5조9695억원, 2022년 4조4115억원, 2023년 4조7420억 원, 2024년 상반기 2조4842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으로의 송금액이 전체 약 절반인 11조원을 차지해 가장 컸고, 뒤이어 캐나다 약 2조5755억원, 호주 약 1조 1604억원, 일본 약 1조855억원, 중국 7967억원 순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을 악용한 역외 탈루 행위가 빈번함에도 불구하고 국세청 단속과 관리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국내 거주자가 해외이주를 명목으로 국내 자산을 빼돌리거나, 자녀의 생활비 명목으로 송금한 자금을 실제로는 자산으로 은닉하는 등의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서울지방국세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16 pangbin@newspim.com |
그러나 국세청은 통보받은 자료를 전산망에 구축하고 있음에도 탈세 여부를 적극적으로 점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 의원이 증여성 해외송금을 통한 탈세 적발 사례를 요구했으나 국세청은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국세청에 통보된 증여성 해외송금 건수는 최근 5년간 72만 건, 금액으로는 약 14조3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송금액의 65% 이상이 1회 1만 달러 또는 연간 누계 1만 달러를 초과했다는 것이다.
이에 신 의원은 "해외 송금을 통한 불법 증여와 역외탈세 행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무증빙 해외송금 한도를 5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로 확대해 역외탈세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며 "과세당국이 역외탈세에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라도 증여성 해외송금에서 발생하는 탈루행위를 집중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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