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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평양 상공 무인기 출현과 남북한 위기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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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태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체제 결속을 위한 자작극?

이번 평양 상공 무인기 출현을 북한의 자작극으로 보는 시각이 상당하다. 북한 당국이 외부의 적을 선명하게 부각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자작극으로 보이는 소행을 얼마 전에도 시도했다는 점에서 합리적 의심이다.

2020년 1월 코로나19의 북한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전면 봉쇄가 실시됐다. 2년 후, 2022년 5월 북한 당국은 북한 내부에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를 공식 인정했다. 이후 감염 확산이 안정세에 접어들자 2022년 7월 1일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코로나19의 최초 유입을 남북 군사분계선으로부터 30km 거리인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에 떨어진 대북전단으로 특정하는 공식 발표를 했다. 남에서 북으로 바이러스가 이동했다는 역학 조사의 과학적 규명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북한 발표는 신뢰도가 낮았다.

지금 시점에서 복기하면, 북한에 막대한 인명 피해를 초래하는 데 한국의 책임이 있었다면 이번 무인기 사태처럼 2022년에도 각 부처와 김여정의 대남 비난 성명이 몇 차례는 나왔어야 하는데 조용했다는 점도 자작극이란 판단에 힘을 실어준다. 즉, 대북 제재와 스스로 국경 봉쇄를 2년 넘게 취하면서 민생 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비난의 화살을 외부로 돌렸던 것이다. 이번 무인기 사태가 자작극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사례처럼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현시점은 여러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에 방점을 두고, 북한이 주장하듯 실제 무인기가 남쪽에서 발사된 것인지에 대한 가능성도 살펴보자.

남쪽에서 발사한 무인기라면?

현재 우리 군 당국은 평양 무인기 침투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고 있다. 우리 군이 무인기를 발사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 군이 발사했다면, 지난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가 서울을 침투해 대통령실 상공까지 배회한 것에 대한 뒤늦은 보복이거나 올해 5월부터 현재까지 무려 20여 차례 한국에 살포한 오물 풍선에 대한 보복을 포함하는 복합적 의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당국의 발언 패턴을 통해서도 자작극이 아닐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번 무인기 침투에 대한 북한 당국의 발언은 외무성 성명(10월 12일), 김여정 담화(10월 13일~14일(14일에는 두 차례)), 국방성 대변인 담화(10월 14일)로 비교적 짧은 시기(이 글을 작성한 10월 15일 기준)에 관련 부처와 김여정의 발언이 연달아 집중적으로 발표되었다. 북한의 자작극이 아닐 수 있다는 방증으로 2020년 6월 16일 남측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우리 정부가 묵인했다는 이유로 북한이 개성공단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 직전의 상황을 상기해 보자.

당시 노동당 국제부 대변인 담화(2020년 6월 4일)와 김여정 담화(6월 4일)를 시작으로 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6월 6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6월 9일),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담화(6월 13일), 김여정 담화(6월 14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보도(6월 16일)를 끝으로 연락사무소가 폭파되었다. 첫 담화부터 폭파 직전의 마지막 담화까지 12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김여정 담화가 두 차례 있었고, 당 국제부, 통일전선부와 군 총참모부 등의 관련 부처의 보도가 집중적으로 발표되었다. 이처럼 가까운 과거에 북한 당국의 부처 간 긴밀한 조율과 일관된 발언 패턴을 보여준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무인기 침투 사안을 두고 각 부처를 동원하면서까지 자작극을 벌였다면 그로 인해 얻을 이익이 모호하다. 첫 성명에서 그들이 사용한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노동신문 2024.10.12.)란 표현이 실제 그들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하고자 무인기가 나타난 지역의 공간적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 보도에 따르면 무인기는 평양 중구역 상공에 출현했다. 중구역에는 김정은 집무실이 있는 조선노동당 본관,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는 만수대의사당, 열병식을 거행하는 김일성 광장이 있는 북한 정치의 중심지이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평양을 '조선인민의 심장', '혁명의 수도', '모범 도시' 등으로 칭했지만, 중구역은 심장부에서도 핵심이다. 수령제, 유일사상체계가 지배하는 북한 사회에서 체제의 머리(북한의 비유로 뇌수(腦髓))에 해당하는 수령 김정은의 신변을 위협할 수 있는 무인기가 집무실 위를 비행했다는 것에 대한 격한 반응은 머리만 사라지면 언제든 체제가 붕괴할 수 있는 독재체제에서는 당연해 보인다.

두 번째로 살펴볼 공간적 특성은 국내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다. 중구역은 김정은뿐만 아니라 독재 정권을 뒷받침하는 북한 주민들도 살고 있고, 다른 주민들도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이다. 중구역은 김정일 정권 말기에 고층 아파트 단지인 창전거리가 개발되고, 최근 보통강 강안다락식주택구로 불리는 강변 고급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는 등 평양에서 고급 주택이 몰려있고 주택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또한, 강남 8학군처럼 중구역에 배치된 중등학교들은 교육 인프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만난 탈북민 중에는 평양 거주 당시에 자녀의 교육을 위하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위장 전입처럼 중구역 소재의 학교까지 자녀가 장거리 통학을 했다고 한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평양의 다른 지역과는 판이하게 각종 문화·편의시설(평양 제1백화점, 옥류관, 영화관 등)이 밀집되어 있다.

즉,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주의 구호를 내세우지만, 실상 수도 평양의 주민들은 다른 지방 주민들보다 나은 삶을 누리고 있고, 더구나 동질적으로 보이는 평양 내부도 서울의 강남, 강북처럼 사회경제적으로 분화되어 중구역은 '평양의 강남'으로서 북한 주민들의 욕망이 투영된 장소성을 갖고 있다.

남측 민간단체가 보낸 풍선에 실린 대북전단은 평양까지 도달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에는 평양의 중심에 거주하며 김정은을 떠받치는 상위 계층에 속하는 북한 주민들이 대북전단을 직접 읽을 확률이 높아졌다. 한류 문화 유입이 체제 유지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북한 당국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 청년교양보장법(2021년), 평양문화어보호법(2023년)을 연달아 제정하고, 올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시한 배경에는 외부 문화와 체제 비판 메시지가 평양의 북한 주민까지 접한다면 체제 결속이 더욱 느슨해지고 결국 정치적 위기가 올 것이라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그동안 김정은 정권을 지지하는 핵심 계층이었지만, 역사적으로 다른 독재 정권들의 몰락 사례를 상기하면 '욕망이 있는' 주민들의 의식이 변화하면 정권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을 김정은도 인지할 것이다.

따라서 만약 우리 군이 이러한 중구역이 갖고 있는 공간적 특성을 고려하여 무인기를 침투시킨 것이라면, 북한의 격한 반응을 통해 작전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위기 관리가 필요한 시점

앞서 살핀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폭파 이전에도 모두 설마 했지만, 북한 당국과 김여정의 강한 발언의 끝은 실제 폭파라는 실천으로 이어졌다. 전례에 비추어 10월 14일에 무인기 사태와 관련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김정은이 직접 소집했다는 사실은 남북 간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음을 가리킨다.

우리 정부가 앞으로 얼마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하여 현재의 남북한 위기 고조를 누그러뜨릴 출구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과 같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도 북한에 요구 조건을 우회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일 년 내내 우리를 괴롭혔던 오물 풍선 살포를 중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더 이상 무인기 침투는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번 평양 무인기 침투로 정치적, 상징적 피해를 입은 북한 당국도 위기 관리를 원할 것이다.

<저자 소개> 황진태 =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독일 본(Bonn) 대학교 지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에서 활동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북한의 도시 및 환경, 동아시아의 지정-지경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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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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