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구글이 인공지능(AI) 구동을 위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스타트업과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14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SMR 스타트업 카이로스파워가 건설하는 원자로에서 전력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 하나우에 있는 구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사진=블룸버그통신] |
구체적으로 구글은 카이로스파워가 구동할 6~7개의 원자로에서 총 500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인데, 이는 수십만 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2016년 설립된 카이로스파워는 지난해 말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테네시주에 시범 원자로 건설을 위한 허가를 받았다.
업체는 2030년 첫 번째 SMR 가동을 목표로 하며, 2035년까지 추가로 원자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빅테크 기업이 SMR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클 터렐 구글 에너지 및 기후 부문 선임이사는 블로그에 "이 계약은 에너지 수요를 청정하고 안정적으로 충족하는 새로운 기술을 가속화하고 모든 사람을 위해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MR은 대형 원전의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을 하나의 용기에 넣은 모듈 형태의 소형 원전이다.
SMR은 여러 개 모듈의 전원을 개별적으로 끄고 켤 수 있어 출력 조절에 유연성이 높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백업 전원으로 활용도가 높다.
인공지능(AI)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제로 구글 등 친환경 경영을 추구하는 빅테크 기업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데 24시간 동안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
구글이 SMR 전력 구매 계약에 나선 배경에는 AI와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운용에 막대하게 늘어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에 있다.
특히 AI가 수행하는 복잡한 연산을 위해서는 반도체 칩에 엄청난 전력이 소요된다. 평균적으로 챗GPT가 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구글 검색보다 10배에 가까운 전력이 필요하다.
이에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160% 폭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확보를 위해 원전에 눈독 들인 기업은 구글뿐이 아니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원전 1위 기업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데이터센터에 20년간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1위 기업 아마존은 지난 3월 탈렌 에너지 원전에 연결된 데이터센터를 인수했고 전력 구매 계약도 체결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도 SMR 개발사 오클로에 투자, 이사회 의장으로 있다. 오클로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첫 SMR을 개발 중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