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대출 한도 축소…수요자, 자금 계획 차질
올해 들어 임대차 수요 50% 이상 월세살이
"매매·전세 가격 상승 지속될 수록 비중 커질 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가 가게부채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택 매수나 전세살이를 위한 자금계획을 세웠지만 대출 한도와 이자 변동으로 매매와 전세 대출이 모두 어려워지면서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아파트 가격 역시 이미 전고점의 90% 이상을 회복한데다 매매나 전세 매물의 호가 역시 1년 사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가까이 오른만큼 어느정도 현금을 보유한 상태가 아니라면 원하는 지역·매물 입성이 어려워졌다.
이처럼 대출규제와 원하는 지역 매물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월세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월세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가게부채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조이기'에 나서면서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 DB] |
◆ 금리 인상·대출 한도 축소…수요자, 자금 계획 차질
정부가 본격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매매와 전세를 고려하고 있던 수요자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특히 은행별로 대출한도와 금리도 제각각이라 혼란은 더 가중되고 있다.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 계획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초부터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미 전고점의 90% 이상을 회복한 상태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을 자치구별로 보면 서초, 용산구의 올해 3분기 거래가격이 직전 최고가의 평균 99%까지 올라섰다. 강남구가 97%로 뒤를 이었고 마포구와 종로구가 각각 95%, 성동구와 중구가 93%를 기록했다. 송파, 양천, 광진구는 최고가의 92%까지, 동작구와 강동구는 각각 최고가 대비 91%, 90%까지 거래가가 올랐다.
서울 전세가격 역시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68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매물 역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올해 1월초와 비교하면 전세 매물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매물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물이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인천이다. 1만5374건에서 4813건으로 68.7% 감소했다. 이어 울산(3751건→1201건) 68.0%, 전북(3994건→1527건) 61.8%, 경기(6만7647건→2만8580건) 57.8%, 대전(5559건→2586건) 53.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5만4666건에서 2만7814건으로 49.2% 줄었다.
한도축소, 금리 상승 등 대출규제와 집값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수중에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자신이 원하던 지역의 매물을 매수하거나 전세로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가격이 고점을 회복하면서 매수세는 어느정도 잡혔다고 생각되지만 전세의 경우 대출조이기와 매물 감소 영향으로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까지 금융권에서도 교통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느낌이라 수요자들 입장에선 혼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올해 들어 임대차 수요 50% 이상 월세살이…매매·전세 가격 상승 지속될 수록 비중 커질 것
이사철을 앞둔 가운데 수요자들 중 상당수는 매매나 전세 대신 월세로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매맷값과 전셋값 상승세가 오래 지속될수록 월세 비중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월세는 지난 2022년 전세사기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전세살이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임대차 수요의 40% 수준이었지만 전세사기가 불거진 시점을 계기로 전세 비중을 넘어선 것이다. 2022년 4월 50%를 찍은 이후 꾸준히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매매거래까지 포함한 전체 부동산 거래를 놓고봐도 월세 비중은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올해 6월은 서울 부동산 매수가 정점을 찍으며 월세 비중이 38%까지 내려앉았다.
지난달 전체 부동산 거래는 29만6950건이다. 이 가운데 매매는 8만6774건, 전세는 8만8337건, 월세는 12만1839건이다. 비중으로 보면 월세가 41%로 가장 높고 전세가 30%, 매매가 29%다.
3년전인 2021년 8월과 비교하면 월세 비중은 1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당시 매매는 11만1001건, 전세는 11만1857건, 월세는 9만2407건을 기록했다. 비중은 매매와 전세가 35%, 월세가 29%였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사기 때와는 성격은 다르지만 월세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대출 한도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부득이하게 월세를 선택할 경우 높은 월세에 주거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