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수도권 주택 가격과 가계 부채 영향 '점검' 필요해 기조 유지 적절해"
"정책 변수 점검해 기준금리 인하시기 검토"…10월 이후 인하 가능성 열어놔
[서울=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한국은행이 22일 다시 기준금리를 3.50%로 묶고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8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지난해 2월 이후 13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며 기준 금리 유지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08.22 photo@newspim.com |
한은은 집값과 가계대출이 다시 뛰는 가운데 너무 일찍 기준금리까지 낮추면 자칫 부동산·금융시장 불안의 부작용이 이자 부담 경감 등에 따른 경기 회복 효과보다 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현재 역대 최대인 미국과의 금리차(2.0%p)를 고려할 때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피벗(통화정책 전환) 여부와 인하 폭 등을 확인한 뒤 내리는 게 최근 다소 안정을 찾은 달러/원 환율이나 외국인 자금 유출을 방어하는 데도 유리하다.
다만 금통위도 이날 통방 결정문에서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다음번 통방회의인 10월 이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앞서 2020년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추가 인하했다.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0.25%p 올리면서 통화정책의 키를 긴축 쪽으로 틀었다. 이어 같은 해 11월, 2022년 1·4·5·7·8·10·11월과 2023년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p 높아졌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지난해 2월 동결로 깨졌고, 이후 13차례 연속 동결로 3.50% 기준금리가 작년 1월 13일부터 이날까지 1년 7개월 9일 동안 이어지고 있다. 다음 금통위 시점(10월 11일)까지 생각하면 3.50%는 약 1년 9개월간 유지될 예정이다.
한은 설립 이래 횟수, 기간 모두 역대 최장 동결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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