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도입 두고 실효성 검증 필요성 제기
공교육에 사교육 업체 끌어온다는 비판도
교육부 "AI, 보조교사로 수업에 도움 역할"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정부가 내년 3월부터 초·중·고교 일부 과목에 도입할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두고 실효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학생의 학습 수준에 따라 활용 차이가 크고, 스마트 기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김문수, 김준혁, 문정복, 박성준, 백승아,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함께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9명과 23일 '디지털교과서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조승진 기자] |
이날 토론회에는 고민정 의원과 김문수 의원, 주정흔 서울교육 정책연구소 선임 연구위원, 김범주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 최선정 참교육 연구소장, 현장 교원, 교육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2025년부터 초·중·고교의 수학, 영어, 정보 수업 때 도입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올해에만 3818억원을 투입해 관련 교사 연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6월 "AI 디지털 교과서가 변화를 촉발하면 입시제도 등 난제 중의 난제인 입시나 사교육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고 도입 취지를 밝혔다.
반면, 학계와 현장에서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주 연구위원은 AI 디지털 교과서가 사교육 수요를 줄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위원은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수업에 흥미를 잃는 기간은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정도"라며 "학습 수준에 따라 활용에 차이가 있고, 학습 능력이 중하위권일수록 학습 이탈이 빠르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사교육과 학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AI 디지털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습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며 "기초 학습이 부족한 학생일수록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더욱 열망하고, 최상위권 학생들도 학원 대체재로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선정 참교육 연구소장은 "디지털 교과서 구독에 수천억의 세금이 소요되는데, 이는 공교육에 사교육 업체를 들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학부모들은 아이가 스마트 기기에 과의존하거나, 시력 약화, 거북목 유발, 정서 발달에 미치는 유해성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며 "충분한 검증 후 도입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전체 모든 수업을 AI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교사가 필요할 때 적재적소에 AI를 활용하는 형태"라며 "사교육 기관은 AI를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만 우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디지털 시대에 맞게 교육을 전환하자는 것이 이번 교육정책의 방향"이라며 "AI가 교사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교사로서 교사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 때 사회정서성장지원과와 협력해 교사가 어떻게 이를 지원할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