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1일(현지시각)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미국의 물가 오름세가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함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3.09포인트(0.60%) 오른 519.51에 장을 마쳤다. 섹터별로는 전기·가스·수도 등 유틸리티와 부동산 부문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27.34포인트(0.69%) 상승한 1만8539.93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53.58포인트(0.71%) 오른 7631.41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도 29.83포인트(0.36%) 올라 8223.34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유럽 증시는 미국에서 불어온 훈풍에 힘입어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0% 올랐다고 발표했다. CNBC는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에퀴티캐피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튜어트 콜은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유럽중앙은행(ECB)도 뒤따라 금리를 내리기 쉬워질 것"이라며 "유럽 시장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통화 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주가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독일의 인플레이션 지표도 향후 ECB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웠다. 이날 독일 통계청은 6월 인플레이션이 2.5%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영국의 경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 5월 국내총생산(GDP)이 서비스 부문의 지속적 확장과 주택 건설의 반등에 힘입어 0.4%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측치 0.2%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로이터 통신은 "영국의 성장 지표는 G7(주요 7개국) 선진국 중 가장 빠른 성장을 지속적으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새 노동당 정부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화는 이날 달러화 대비 0.7% 상승, 작년 7월 이후 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는 "의회의 정치적 교착 상태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는 오는 9월까지는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랑스 정부 입장에서 재정적자를 줄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GDP의 5.1% 수준인 재정적자를 내년까지 4.1%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에게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낮추라고 권고하고 있다.
특징주로는 프랑스 미디어 그룹인 비벤디가 Canal+ TV 부문의 분사와 런던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후 5.5% 상승했다. 노르웨이 최대 은행인 DNB는 2분기 실적이 예상을 상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5.8% 올랐다. 반면, 스위스 초콜릿 회사인 배리 칼레보는 분기별 매출량이 줄고 코코아 가격 상승으로 비용이 늘었다고 밝힌 뒤 12% 가까이 폭락했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