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 준비…법정에서도 태연한 표정"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주차관리원에게 80대 건물주를 살해하라고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모텔 주인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법 제15형사부(부장판사 양환승)는 살인 교사 혐의로 기소된 조모 씨(45)에 대해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법원로고 [사진=뉴스핌DB] obliviate12@newspim.com |
재판부는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없애고자 하는 감정과 경제적 이유가 있다. 피고인이 자신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주차관리원에게 피해자의 험담과 이간질을 한 것, 사건 이후에는 증거를 인멸하고 가담 정황을 없앤 것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고, 법정에서도 시종일관 태연한 표정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지속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주차관리원의 일부 진술에는 다소 과장되거나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지적 수준, 표현 능력, 기억력의 한계 등을 감안하면 살해를 교사받았다는 진술은 신빙성을 인정한다"며 주차관리원 김모(32)씨가 지적장애인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조씨는 재판 기간 동안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이 위법수집증거라고 주장했으며, 재판부도 이날 "절차상의 권리를 중대하게 침해한다"며 인정했다.
다만 조씨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정보와 주차관리인의 휴대전화에서 적법하게 취득한 증거 내용이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임금 미지급 부분에 대해서도 "주차관리인은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지만, 피고인은 월세 명목으로 돈을 받으면서도 임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했다고 말하지 못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조씨는 2022년 9월부터 영등포 재개발 문제로 건물주 A씨와 갈등을 겪다 주차관리원 김씨에게 A씨를 살해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앞서 4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가족의 버림을 받고 떠돌아다니던 김씨를 데려와 "나는 네 아빠, 형으로서 너를 위하는 사람"이라고 가스라이팅하며 심리적으로 지배했다. 김씨가 A씨에게 적대감을 갖도록 "너를 욕했다"며 이간질하기도 했다.
또한 조씨는 김씨가 모텔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하게 하고, 김씨에게 5450여 만원의 임금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에게 객실을 제공하지 않고 월세 명목으로 1570여 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40년형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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